letterer.js

건강한 몸 · 즐거운 대화 · 행복한 삶

회원로그인

오늘 : 69  어제 : 363  월간 : 5,234

공지게시판

책 소개; “세상 바꾸려 ‘만들어진 神’ / 세계적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

페이지 정보

JSA 작성일07-08-07 09:43 조회2,637회 댓글1건

본문

“한국인 기독교 봉사단 23명이 탈레반 반군에 납치된 사건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66) 영국 옥스퍼드 대학 석좌교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탈레반 얘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달라졌다. 시종 차분하던 말투에 힘이 실리고 톤이 높아졌다. 분개한 것이다.
 “탈레반은 인류가 지금까지 겪은, 대단히 불쾌하고 사악한 집단 중 하나입니다. 이번 납치 사건에서 탈레반은 끔찍하고 역겨운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킨스는 옥스퍼드 대학 연구실에서 전화를 받았다. 그는 당대 최고의 석학 중 하나로 꼽힌다. 전공인 동물 행동학과 진화 생물학의 울타리를 넘어, 철학·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 사내다. 그런 그가 작년 9월 ‘만들어진 신’(원제 The God Delusion·김영사)을 냈다. 기독교와 이슬람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아가 “신이 있다”는 믿음 자체가 ‘망상’(delusion)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영국과 미국에서 75만부 팔리고 34개 언어로 번역됐다. 정가 2만5000원이 붙은 한국판도 출간 11일째인 6일까지 1만7600권이나 팔렸다.
  2001년 9월 11일 알 카에다 테러리스트들이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무너뜨린 것을 전후해 도킨스는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주위에서 말렸다. 5년 뒤 그가 같은 얘기를 다시 꺼내자, 이번엔 그의 에이전트가 “완벽하게 적절한 시점”이라고 찬성했다. 세간의 반응이 이렇게 달라진 이유가 뭘까. 도킨스의 대답은 간명했다. “6년에 걸친 조지 W 부시의 통치, 그리고 테러리스트들 때문이죠.”
  그는 탈레반이 “사악한 믿음을 가진 사악한 인간들(evil people with evil belief)”이라고 말했다. ‘사악하다’(evil)라는 단어에는 ‘악마적’이라는 뉘앙스가 미묘하게 실려 있다. “비과학적인 단어죠. 그러나 나는 탈레반에 염증을 느끼는 한 시민으로서 그 낱말을 썼습니다. 도덕적인 평가죠. 과학자도 도덕적인 평가를 내릴 권리가 있습니다.”
  도킨스는 “다만 이런 시점에 기독교인이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한 것은 문제를 자초하는 행동이었다고 말해두고 싶다”고 했다. “탈레반의 행동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기독교봉사단이 아프가니스탄에 간 것은 용감하지만 현명치 못한 행동이었습니다. 내가 만약 기독교 선교사였다면 아프가니스탄은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가고 싶은 나라였을 겁니다.”
  도킨스가 이슬람 근본주의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8년 종교적·정치적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1900~1989)가 전 세계 이슬람 신자들에게 인도 출신 영국 소설가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60)를 죽이라는 칙령을 내렸다. 루시디의 소설 ‘악마의 시’(문학세계사)가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이유였다. 루시디는 암살자를 피해 은둔했다. 그때 루시디를 지지하는 글을 써서 발표한 예술가와 과학자 35명 중 하나가 도킨스였다. 그 무렵 영국 국교회와 가톨릭 교회 지도자 일부가 “어쨌거나 종교를 모욕한 것은 잘못”이라고 루시디를 비판한 적이 있다. 전화 너머로 도킨스는 “비겁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들어진 신’에서 “어째서 종교는 모욕당해선 안 되느냐”고 묻는다. 타인의 신앙을 존중하는 종교적 관용이 오히려 종교에 대한 토론 자체를 가로막는 장치가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이 책을 썼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동기는 과학적 진실에 대한 사랑입니다. 나는 과학자입니다. 신 혹은 신들이 존재한다는 믿음은 우주에 대한 매우, 매우 중요한 과학적 가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것이 오류(false)라고 봅니다. 과학자로서 나는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책을 써서 설명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가 기독교와 이슬람을 모두 싸늘하게 본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철두철미한 세속주의자(secularist· 정교 분리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미국은 “열성적인 기독교 국가”가 됐다며, “자유기업이 된 교회가 군중을 끌어들이려고 시장에서 쓰이는 공격적인 영업 기법을 총동원해 경쟁”해온 것이 그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66쪽). 배교(背敎)를 형법으로 처단하는 이슬람 국가에 대해선 “사람들이 경전을 글자 그대로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준다”고 썼다(438쪽).
  도킨스는 선악을 가르는 판관 자리에서 ‘신(神)’을 끌어내리고 인간의 이성(理性)을 대신 세운다. 그는 신앙 그 자체에 반대한다. “온건한 종교의 가르침은 비록 그 자체로는 극단적이지 않아도 극단주의로 가는 공개 초청장이 된다”며 “신앙은 신앙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467~468쪽). 이렇게까지 쓸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날카롭게 날을 벼린 이 책을 두고 도킨스는 “열정을 가지고 썼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종교가 보스니아 인종 학살, 9·11 테러 같은 비극을 일으켰다는 견해는 과한 것 아닐까.
 “나는 오로지 종교 때문에 그 모든 재앙이 일어났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렇게 쓰지도 않았고요. 그러나 종교가 영향을 미친 요소라는 점은 사실입니다. 과학자로서 나는 종교의 가르침이 과연 진실이냐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신이 있다는 가르침이 오류라고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여럿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신이건, 신을 믿는 믿음에는 근거가 없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내 주요 관심사입니다.”
  그는 “신이 절대로 없다고 증명하는 것은 논리적·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신이 존재할 여지를 두는 것은 아니다. “없다고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물은 신뿐만 아니라 백만 가지가 더 있으니까요. 용, 요정,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절대로 없다’고 증명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그런 사물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그는 ‘만들어진 신’에서 독자들에게 “신앙에서 깨어나라”고 권한다. 선동적이다. “나는 ‘의식 고취(consciousness-raising)’라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여성운동가들이 평등 의식을 고취하듯 나는 종교에 대한 의식을 고취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 책은 설득이고 선동입니다. 선동적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 나쁘냐고요? 아뇨. 내 책엔 정치적 메시지가 있으니까요.”
  무신론은 그에게 과학적 가설을 넘어 ‘정치적 신념’에 가깝다. 그는 홈페이지(richarddawkins.net)를 통해 무신론자들에게 “신을 믿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발언하라”고 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무신론자(atheist)의 첫 글자 ‘A’가 선명한 주홍색으로 찍힌 티셔츠도 판다. 주인공이 간통(adultery)의 첫 글자를 달고 사는 너대니얼 호손(1804~1864)의 고전 ‘주홍 글씨’에서 따온 아이디어다.
  그러나 인류는 종교적 광신으로 고통받은 것만큼 반종교적 억압에도 신음해왔다. 도킨스는 자신의 ‘반종교적 신념’을 신앙 수준으로 신봉하는 게 아닐까. 그는 “나는 분명히 열정적이지만, 믿음(faith)이 아니라 증거(evidence)를 토대로 말한다”고 응수했다. “증거를 토대로 열정적인 것과 믿음을 토대로 열정적인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 웹마스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5-15 21:22)

댓글목록

안재세님의 댓글

안재세 작성일

  허박사의 박학다식 목록에 한가지가 추가되기를 삼가 바라는 바입니다.

Total 2,800건 88 페이지
공지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90 마니산 시산제 사진 가운데 김시영 2008-02-25 1705
189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문식 2008-02-23 1917
188 2008년 시산제(제131차정기산행) 상세내용 안내 댓글(3) 최봉준 2008-02-21 1853
187 답변글 └▷☺무자년시산제에 참가합시다~ 첨부파일 eQ^Q^都 2008-02-22 1836
186 ♥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 첨부파일 댓글(1) eQ^Q^都 2008-02-21 1988
185 동기회비 입금현황 /송경헌:30만원(일반회비),납부에 감사드립니다. 오성학 2008-02-20 1730
184 김종관 초청 2월 강남모임 장면 김총무 2008-02-18 2145
183 홍창훈 동기 금의 환향 댓글(7) 김용남 2008-02-17 2167
182 답변글 └▷ 홍창훈 동기 금의환향 했음 - 2월27일 7시 서부모임 환영회 참석 예정!!! 김총무 2008-02-26 2327
181 답변글 └▷ 홍창훈 동기 금의 환향 - 귀국환영회는 2월27일 7시, 대청마루(서부모임장소) 댓글(1) 김총무 2008-02-18 2147
180 서울고 총 동창회 제3기 멘토 추천의뢰(2008년) 댓글(1) 오성학 2008-02-11 1967
179 2007 년도 회계 보고 및 2008년도 동기회비 입금 현황입니다. 첨부파일 댓글(2) 오성학 2008-02-11 1903
178 제131차정기산행(시산제) - 2월24일(일)08:00, 압구정동현대백화점주차장 → 마니산 댓글(3) 송경헌 2008-02-11 2079
177 답변글 └▷☞☞지난 10년간 봉행한 서울22시산제 참가현황등... eQ^Q^都 2008-02-12 2300
176 ♥ 천병수와 함께한 또 다른 서울의 밤 ... 댓글(1) eQ^Q^都 2008-02-08 2128
175 ☞총산,해외정기산행-일본북알프스알펜루트5일(시로우마다케,다테야마)→7/25(금)~7/29(화) eQ^Q^都 2008-02-05 2007
174 호남벌의 종산(宗山) 장안산에 다녀왔습니다! 첨부파일 eQ^Q^都 2008-02-04 1804
173 동기회비 납부/ 뉴욕지부 회우 - 감사합니다. 김총무 2008-01-30 1865
172 ♠ 토우회무자년신년하례(080126)~천병수환영초청도 겸하고... 첨부파일 eQ^Q^都 2008-01-28 2522
171 천병수 환영 산우회 뒤풀이 장면 080127 사진방에 댓글(1) 김총무 2008-01-28 1918
170 답변글 └▷ 산우회(제130차정기-관악산)산원.산녀님과 함께한 천병수~~~ 첨부파일 eQ^Q^都 2008-01-29 2172
169 천병수 귀국 환영회 겸 강남모임 신년하례회 장면 080124 댓글(2) 김총무 2008-01-25 3170
168 경인모임 신년하례회 장면 080121 김총무 2008-01-25 2468
167 인사의 말씀 댓글(5) 김인성 2008-01-24 2225
166 신임 총동창회장님의 당부 김총무 2008-01-22 2140
165 둘둘회 신년 상견례 um choontaek 2008-01-21 2061
164 환영- 홈페이지 회원가입- 고연환, 송수석, 김종관,박승우 김총무 2008-01-19 2210
163 1월24일(목)7시 - 천병수 환영회 겸 강남지회 신년하례회 - 무교동낙지 -날짜 변경됨 댓글(2) 김총무 2008-01-07 2234
162 제130차 정기산행 댓글(6) 송경헌 2008-01-11 2335
161 최봉준 동기 부부, 최중영 동기 부부가 뉴욕 도착 댓글(4) 추광현 2008-01-08 2265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