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er.js

건강한 몸 · 즐거운 대화 · 행복한 삶

회원로그인

오늘 : 801  어제 : 386  월간 : 6,576

산우회 게시판

220612-유명산(제303차 정기산행 겸 제100차총산 정기산행)

페이지 정보

김시영 작성일22-06-13 23:23 조회323회 댓글0건

본문

220612-유명산(303차 정기산행 겸 총산 제100차 정기산행)

 

[일정]

 

0735   압구정동 공영주차장 출발

0855   가평 국립 유명산 자연휴양림 입구 도착

0918   기념촬영

0924   계곡로, 정상로 갈림길 삼거리에서 조별 산행 시작

1021   휴식

1045   유명산 정상(862m) 도착(곽성균, 김시영, 김용수, 문주일, 손훈재, 이용남, 이필중, 최택상)

1051   하산

1058   점심

1127   출발

1215   탁족

1255   용소 통과

1328   갈림길 삼거리 회귀

1335   회식

1630   총산행사 종료후 귀경

 

[활동]

 

4시간 20/13,000/11km

 

[참가자]

 

곽성균, 김시영, 김용수, 문주일, 서병일, 박희수, 손훈재, 이문식, 이상설, 이용남, 이필중, 임경락, 임춘봉, 지용붕, 최택상, 홍기창(16)

 

[낙수]

 

  유명산은 1997323일 동기 산우회 창립 산행지인 관악산을 처음 등산한 이후 그 해 720일 제5차 정기산행 때 오른 산이어서 우리 산우회와의 인연은 오래되었다. 그 후에도 19991114일과 2008413일에 총산의 정기산행에 합류하여 두 번 더 등산하였으니 유명산과의 인연의 끈은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다시 총산의 100차 정기산행에 합류하여 네 번째로 이 산을 등산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산에 대한 기억은 내 머리 속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려서 이번에 처음으로 유명산을 등산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장소에 대한 지리적 인식 능력이 성숙하기 전의 어린 시절에 경험한 여행에 대한 기억이나,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지역에 다녀온 기억 등은 시간이 꽤 지나고 나면 머리 속에서 완전히 지워지는 경우처럼, 유명산 등산에 관한 내 기억 역시 그와 유사하였던 것이 아닌가 한다. 특히 산()을 잘 모른 채 리더의 뒤를 따라가기만 하는 초보자 시절에는 등산을 다녀오고 나서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내가 그 산을 등산했던지 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힘든 등산이었다는 막연한 기억만 남아 있을 뿐, 그 산이 그 산 같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가평군과 양평군에 걸쳐 있는 유명산(有明山)의 원래 이름은 동국여지승람에는 말을 키우던 산이라는 뜻의 마유산(馬遊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1973년도에 모 산악회가 국토를 종주하던 중 마유산에 이르러서 주변 사람들에게 산 이름을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자 그 산악회는 이름이 없는 산으로 잘못 알고 일행 중의 홍일점이던 진유명이라는 여성의 이름을 차용하여 유명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마유산이라는 정식 이름을 모른 채 이런 식으로 산 이름을 작명한 사실이 당시의 모 스포츠 신문에 기사화한 이후부터 마유산을 대신하여 유명산이라는 이름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지가 빚은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 아니 할 수 없다. 22회 산우회는 더러 다니는 등산로에 이큐 능선, 홍기 루트, 경헌 루트 등의 이름을 붙이거나 사당능선의 마당바위 앞에 있는 바위를 곽바위로 부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이름은 우리 산원들 사이에서 내적 유대감을 유지하기 위하여 암호처럼 사용하는 사사로운 명칭이어서 유명산의 유래와는 달리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가평군은 강원도의 춘천과 홍천에 접경한 도시로서 서울에 그다지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하면서 가볼 만한 산이 가장 많은 도시 중의 하나이다. 북으로는 한북정맥의 화악산·명지산·운악산이, 동으로는 삼악산·봉화산이, 서로는 축령산이, 남으로는 용문산과 유명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가 북한강의 청평호까지 안고 있어서 곳곳에 수려한 풍광이 널려있는 고장이다. 우리가 다녀온 유명산은 이른바 가평팔경 중의 하나인 유명롱계(有明弄溪)로 유명하다. 여기서 有明은 유명산 혹은 앞에서 언급한 여성의 이름을 지칭하고, “弄溪는 계곡을 즐긴다,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유명롱계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유명산은 높이로는 862m에 불과하지만 계곡의 길이는 5km나 되고 수량이 풍부하여 산 자체보다 계곡이 더 유명하다. 유명산 입구에 1989년에 국내 최초로 국립자연휴양림이 조성된 것도 울창한 숲에 쌓인 깊은 계곡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45인승 버스 8대에 분승한 우리 총산악회 일행 372명이 일요일 아침 9시 경에 한꺼번에 휴양림에 도착하니 조용하던 산속은 소도시의 장날처럼 북적대는 느낌이었다. 일행 전원이 44개의 데크를 일시에 사용함에 따라 조용한 휴양지를 찾은 일반인들에게 본의 아니게도 민폐를 끼칠 소지까지 있어서 단체 행동이 조심스러웠다. 단체의 도덕성은 개인의 그것에 비해서 뒤떨어지는 것은 군중이 가지는 특성에서 비롯된다. 은닉되어 있던 개인의 무례함은 군중이 부여하는 익명의 탈을 씀으로써 쉽게 발현되는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주로 아름드리 전나무가 우거진 가파른 능선을 1시간 30분가량 올라가니 바로 유명산 정상에 닿았다. 정상 표지석에는 인증 촬영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20명은 족히 되어 보였다. 정상에 오른 22회 8명은 늘어선 줄을 기다리지 않고 정상 표지석이 보이는 위치에서 기념촬영을 끝내고 바로 하산하였다. 하산 중에 약간의 주류를 곁들여서 간단한 요기 수준의 점심을 끝낸 다음 계곡길을 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계곡은 길고 제법 가파른 너덜지대가 이어졌다. 지난 겨울 이래 계속되고 있는 심한 가뭄에 대지는 온통 바짝 말라가는 중인데도 유명산 계곡은 물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 그늘 속으로 산행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30도에 근접하는 더운 날씨에 1시간 이상 부지런히 하산을 하니 땀이 점점 배어 온다. 등산객이 비교적 뜸한 계곡의 한 지점에서 등산화와 양말까지 벗고 찬 계류에 발을 담가 본다.

 

  집에서 발을 씻는 것은 세수나 세면에 대비하여 세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산속의 찬 계류에 발을 담가서 씻는 행위는 달리 탁족이라고 부른다. 탁족(濯足)이라는 용어는 중국 전국시대의 초나라에서 삼려대부 벼슬을 지낸 굴원(BC 343~BC 278) 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서 유래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명문장으로 손꼽히는 어부사의 구절 중 滄浪之水淸兮어든 可以濯吾纓(갓끈 영)이오, 滄浪之水濁兮어든 可以濯吾足이로다즉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을 것이오,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리로다라는 유명한 구절에서 탁족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맹자의 離婁上편에는 다시 이를 아이들의 노래로 인용하고 있다. 탁영탁족(濯纓濯足)이라는 사자성어는 이렇게 생겨난 것으로 세속을 초월한 채로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삶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여기에서 갓끈을 씻는다는 것은 의관을 정제하여 세속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는 의미로, 발을 씻는다는 것은 세속의 더러움을 벗어나서 은둔한다는 의미로 각각 새기는 견해도 있다. 시간이 정지된듯한 은일자의 삶을 보여주는 탁영탁족은 그러나 오늘날 한강 등 사대강 상류 중에서 상수원 보호구역에 속하는 계류나 국립공원 내에서는 위법한 행위에 해당한다. 옛 선비들이 수양의 수단으로 행하던 탁족과 오늘날 등산인들의 그것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평가를 받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가 발을 씻은 계곡의 소()는 수영만 금지되고 있을 뿐,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금지 표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 상수원 보호구역까지는 이르지 않는 것으로 짐작되었다

 

  시원한 계류에 잠깐만이라도 발을 담그고 나니 몸은 한결 가뿐해진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뿐이고 몸은 다시 땀으로 젖어 갔다. 10여분 만에 전나무 숲 그늘 아래에 있는 야영장의 139번과 140번 데크에 도착하니 계곡길을 선택하였던 우리 일행 일부가 먼저 도착하여 휴대용 부스터에 불판을 올려놓고 총산 집행부로부터 분배받은 삼겹살을 구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름 숲속은 이내 돼지고기 익는 냄새와 떠들썩한 담소 소리로 가득하였다. 다만 우리들에게는 이 시간이 즐거우니 어찌하겠는가.

 

-중회-

 

.

 

 

 

 

 

 

댓글목록

Total 1,034건 1 페이지
산우회 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 서울고 22회동기 산우회회칙 ▣ 댓글(2) 이규도 2021-01-08 1146
1033 2월29일현재 년회비, 시산제찬조 수입및 회비집행 보고 첨부파일 손훈재 2024-02-29 73
1032 2024년 3월 324차 정기산행 공고 윤현로 2024-02-28 55
1031 제323차 정기산행 및 시산제 공고 첨부파일 윤현로 2024-02-01 118
1030 2024년 1월 정기산행 첨부파일 손훈재 2024-01-29 88
1029 2023 산우회 감사결과 보고 지용붕 2024-01-13 82
1028 2024 년 총산 시산제(1월 14일) 윤현로 2024-01-10 87
1027 2023 12월 회비 정산 김용수 2023-12-31 76
1026 2023년 12월 321차 정기산행 공고 송경헌 2023-12-10 103
1025 2023 11월 회비 정산 김용수 2023-11-29 131
1024 2023년 총산 송년산행 안내 송경헌 2023-11-28 92
1023 2023년 11월 320차 정기산행 공고 송경헌 2023-11-05 110
1022 2023 10월 회비정산 김용수 2023-10-30 109
1021 2023년 10월 319차 정기산행 공고 송경헌 2023-10-05 153
1020 2023 9월 회비 정산 김용수 2023-09-30 208
1019 제목: 2023년 9월 318차 정기산행 공고 송경헌 2023-09-10 140
1018 2023 08월 회비 정산 김용수 2023-09-02 127
1017 2023년 8월 317차 정기산행 공고 송경헌 2023-08-04 142
1016 2023 07월 회비 정산 김용수 2023-07-30 144
1015 2023년 7월 316차 정기산행 공고 송경헌 2023-07-10 145
1014 2023 6월 회비 정산 김용수 2023-07-02 137
1013 2023년 6월 315차 정기산행 공고 송경헌 2023-06-03 159
1012 2023 5월 회비 정산 김용수 2023-05-31 143
1011 230429-북한산12성문(특별산행 25) 관련링크 댓글(1) 김시영 2023-05-02 223
1010 2023 4월 회비 정산 김용수 2023-04-29 138
1009 230422-청계산 갱매폭포(제313차 정기산행) 관련링크 김시영 2023-04-24 300
1008 2023년 5월 314차 정기산행 공고 송경헌 2023-04-16 194
1007 2023년 4월 313차 정기산행 공고 송경헌 2023-04-03 156
1006 2023 3월 회비 정산 김용수 2023-03-31 144
1005 230325-관악산 선유천 깃대봉(제312차 정기산행) 관련링크 김시영 2023-03-26 252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