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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게시판

220806-중원산(총산 토요산행 겸 특별산행 13)

페이지 정보

김시영 작성일22-08-07 23:31 조회292회 댓글0건

본문

[일정]

0730   압구정동 공영주차장 출발 

1005   중원계곡 주차장 등산 시작

1010   등산로 입구

1127   소나무 전망대

1138   중원산(800m) 정상

1140   점심

1218   출발

1253   바위 골짜기

1312   숯가마터

1343   치마폭포 아래에서 목욕

1422   중원폭포

1440   주차장 회귀

1640   출발

 

[참가자]

곽성균, 김시영, 양승찬, 이용남, 최택상

 

[활동]

4시간 35/16,000/6.5km

 

[낙수]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등산인들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산을 악산(岳山)과 육산(肉山)으로 나누어서, 산 이름에 자가 들어간 산은 능선이 주로 바위로 이루어지고 급경사 지대가 많아서 산세가 험준하여 등산하기가 어려운 악산(惡山)으로, 산길이 주로 흙으로 덮여있고 급경사 지대가 많지 않은 부드러운 산은 육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서울 근교의 산 중에서 관악산은 악산이고 청계산은 육산으로 분류된다. 설악산, 치악산, 월악산 등이 악산을 대표한다면 육산의 대표적인 산으로는 지리산을 꼽는다.

 

  한자로 생각해 보면, “자의 옛날 글자는 자인데 이 글자는 산의 위쪽으로 솟아 있는 높은 언덕()의 형상이므로, 산 중에서도 높고 큰 산을 특히 이라고 부른다. 다만 감옥을 뜻하는 옥()자 위에 자를 붙여서 큰 산을 의미하는 자를 만든 것에는 다른 의미가 있다. “은 원래 가축이나 죄지은 사람을 잡아 가두기 위하여 모()가 난 돌()로 만든 우리로서, 이 글자는 을 합한 글자와 통한다고 한다. 여기에서 의미가 전화하여 모가 난(뾰족한) 돌로 이루어진 높은 산을 가리키는 글자로 자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오악(五岳)은 중악인 숭산을 중심으로 동, , , 북의 사방에 위치한 산 중에서 천자나 제후가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산을 지칭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악이란 능선이 주로 뾰족한 암석으로 이루어지고 험준하여 오르기가 쉽지 않은 높은 산으로, 특별히 신성한 장소로서의 의미가 있는 산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한편, 육산(肉山)이란 고기가 산처럼 많거나(肉山酒海의 육산), 비만한 몸을 비유적으로 지칭하는 단어이다. 따라서 흙이 많고 경사가 급하지 않는 부드러운 산까지 육산이라고 부르는 것은 육산의 의미가 확장된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다.

 

  지금까지 산행해 온 경험으로는, 산 이름에 자가 붙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높지도 않고 돌이나 깎아지른 벼랑이 많지 않은 산이 있는가 하면(북악, 무악), 이번에 산행을 한 중원산처럼 산 전체가 돌투성이에 경사가 대단히 가파르고 험한 산임에도 그 이름에 자가 들어가지 않은 산도 허다하다. 도봉산은 관악산 이상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가파른 악산으로 생각되지만 산 이름에 자가 없다. 이런 점을 두루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산 이름 중에 자가 붙은 산은 험한 바위 산인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다분히 직관적인 작명인 것처럼 생각된다.  산 이름에 자가 없더라도 악산 이상으로 험준한 산도 무수하다는 점에서 악산(岳山)과 악산(惡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덧붙이자면 자가 붙은 산 이름에 다시 자를 붙이는 것은 역전앞과 같은 동어 반복이다. 설악, 치악, 월악, 관악에 자까지 덧붙여서 설악산, 치악산, 월악산, 관악산이라고 부르는 것은 의미상 어색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북악산, 무악산을 북악, 무악으로만 표기하고 있다.

 

  강원도와 접해 있는 양평의 북쪽에는 용문산(1,157m)과 그 아래쪽의 백운봉(941m)이 우뚝한 가운데 왼쪽은 유명산(864m)과 청계산(658m)으로, 오른쪽은 중원산(800m)으로 각각 이어진다. 2020. 5. 31. 김용수, 진영산 학형과 용문산을 종주하기 위해서 오전 10시에 양평의 세수골 자연휴양림을 출발하여 백운봉, 함왕봉, 장군봉을 거쳐서 용문산 정상 옆에 있는 가섭봉에 오른 후에 하산하여 마당바위를 거쳐서 용문사 경내를 통과하기까지 7시간 30분간 21km를 산행하였다. 가섭봉에서 용문사까지 하산하는 길은 날카로운 바위투성이의 급경사 지대가 연속되어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너덜 길이다. 이러한 용문산은 이른바 악산의 대표적인 산이라고 불리기에도 손색이 없어서 하산 후의 대단한 성취감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 산이다.

 

  용문산 우측에 있는 중원산은 중원계곡으로 더 유명하다는 점에서 용문산 좌측의 유명산의 계곡과 흡사하다. 더욱이 세 산 모두 등산로의 한쪽은 어느 정도 흙으로 덮여있으나 다른 한 쪽은 바윗덩어리로 이루어진 너덜지대가 길게 이어지고, 산길의 경사가 대단히 가파르다는 점에서도 닮은꼴이다. 용문산의 바위는 주로 녹색의 대리석(옥돌)이 많은데 비하여 중원산은 그것은 주로 백색괴 회색을 띠고 있었다. 다른 광물질과 혼합된 상태의 석회암이 고온과 고압을 받으면 광물질의 종류에 따라 황색, 적색, 녹색, 백색, 회색, 흑색 등을 띤 대리석으로 변한다고 한다. 중원산의 바위는 흙 속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로 너덜거리는 것이 많아서 등산화에 밟히자 저들끼리 부닥치면서 날카로우면서도 가벼운 금속성의 울림을 남기곤 하였다. 중원산은 악산의 정도를 넘어서서 단도칼 같이 날카로운 돌맹이로 이루어진 돌산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해 보였다.

 

  중원계곡 주차장에서 5분 정도 올라가면 중원계곡길과 중원산 등산로의 갈림길에 이른다. 산길은 입구부터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은 듯한 좁은 풀밭 길이어서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등산객이 많이 다니지 않는다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산길이 대단히 어려운 것에 비하여 경치는 별 볼 일이 없기 때문이다. 역시나 1시간 20분 동안 매우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서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경치다운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소나무 전망대에 닿을 수 있었다. 잠시 숨을 돌린 후에 10분간 더 가파르게 올라가야 비로소 정상이다. 정상에서도 별다른 풍광이 보이지 않는다. 빗물 먹은 구름만 사방에 잔뜩 끼어 있었다.

 

  정상에서 중원계곡 쪽으로 내려가는 하산 길은 지리산의 세석에서 거림으로 내려가는 너덜길의 축소판이라고 하면 정확하다. 용문산 가섭봉에서 용문사로 내려가는 하산길보다 시간은 덜 소요되었으나 형상은 너무도 흡사하였다. 등산객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은 희미하여 길이 아닌 곳으로 잘못 들어갈 위험도 있었다. 기온은 대략 29도 언저리로서 바람이 거의 불지 않고 습도가 높은 계곡 길이어서 시간당 쏟아내는 땀의 양으로 치면 기록적인 수준인 것으로 느껴졌다. 바지로 흘러내린 땀은 등산화 안의 양말까지 흠뻑 적셨다. 날카로운 너덜 바위를 밟는 다리는 긴장으로 굳어져서 더욱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었다.

 

  1시간 35분간 험한 너덜 길을 내려와서 치마폭포를 지난 지점에 이르니 동문 일행이 계곡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나도 일각을 다투어서 등산화와 양말만 벗고 바지와 상의는 그대로 입은 채 수량이 풍부하고 물살이 거센 계곡 속으로 허겁지겁 들어가서 다리를 뻗고 누웠다. 더위는 물론이고 땀에 흠뻑 젖은 피부와 높은 습도가 주는 불쾌감이 일순간에 사라졌다. 더위에 지쳐서 혼미하던 정신이 오랜 가뭄 끝에 비를 맞은 나뭇잎처럼 다시 생기를 찾아서 번쩍 빛나는 듯하였다. 몸이 차가워져서 몰 속에서 몸을 일으키자 이내 더위가 몰려와서 다시 계류 속으로 들어가기를 몇 차례 반복하였다. 하산 약속 시간이 다가오자 먼저 도착했던 일행은 주섬주섬 떠날 채비를 하고 있어서 나도 아쉽지만 목욕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4시간 동안 무더위와 긴장 속에서 보낸 산행의 어려움이 20분간의 계곡욕으로 완전히 보상을 받은 듯하였다. 계곡욕을 즐기는 피서객들이 등산로 입구에 이르도록 계곡 가득히 메우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의 깊이만큼 중원계곡도 깊었다.

 

  돌이켜보면 극한에 가까울 정도로 힘든 오늘의 산행이었지만 산길의 깊이는 내가 흘린 땀의 무게에 대응하듯이, 앞으로의 삶도 그러하기를 바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신의 위안을 삼아본다. 그러나 누가 중원산을 등산하겠다고 한다면 계곡에서 물놀이나 하라고 말릴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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