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10-북한산 종주(특별산행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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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작성일22-10-11 23:05 조회27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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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0925 북한산 우이역
0934 우이령길 용덕사 삼거리
0949 용덕사
1016 육모정고개(우이능선)
1100 영봉
1119 하루재
1127 인수암
1148 백운산장
1208 위문(백운봉 암문)
1243 용암문
1255 북한산대피소, 점심
1319 대피소 출발
1344 대동문
1424 대성문
1439 보국문
1440 대남문
1449 청수동 암문
1523 승가봉
1537 사모바위
1613 향로봉 사거리, 탕춘대능선길 들어섬
1700 탕춘대 지킴터
1710 비봉5길 입구
[활동]
8시간/16km
[참가자]
김시영. 송경헌, 우갑상
[낙수]
이틀 전인 8일이 절기상으로 찬 이슬이 내린다는 한로였으니 가을은 한층 더 깊어져서 싸늘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아침의 북한산의 체감온도는 영상 5도 이하로 떨어진 듯 손이 시렸다. 오후에 들어서서 능선에 가끔 강풍이 몰아쳤다. 강우 예보는 있었으나 먹구름이 빠르게 몰려왔다가 비는 뿌리지 못한 채 급히 동쪽으로 휘몰아치듯 흩어졌다. 먹장구름 떼가 사정 없이 몰려다니는 흉흉한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 싶게 이따금 맑게 개면서 흰 구름이 떠 있기도 하여, 북한산 능선은 어느 때보다 극적인 광경을 보여주곤 하였다. 사모바위 부근에서 흩뿌리는 여우비에 잠시 우산을 썼다.
사모바위를 지난 암벽 능선에서 몰아치는 강풍에 등산모가 벼랑 너머로 10여m 휙 날아갔다. 벼랑 가까이 접근하여 내려다보니 주워 올 만한 곳에 떨어져 있어서 소나무 가지를 붙잡고 1.5m 정도의 암벽을 내려가서 위험스럽게 모자를 회수하였다. 절벽 위에 핀 붉은 꽃을 꺾어 수로부인에게 바친 신라 향가 헌화가 속의 노옹과는 달리, 동문 총산악회가 배포하여 이십 년 가까이 사용해 온 등산모에 대한 애착심의 발로였다.
하산하는 중에 왼쪽 무릎의 통증이 점차 누적되어 향로봉을 우회하는 가파른 내리막 지점에서 송경헌 학형의 스틱을 빌려서 험로를 통과하였다. 향로봉 아래 사거리에서 우측의 불광역 방향으로 가지 않고 좌측의 탕춘대능선 길을 택하여 구기동의 이북오도청 쪽으로 내려옴으로써 하산시간과 통증시간을 단축하였다.
날씨가 궂으면 궂은 대로, 몸이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내기 살아가는 모습의 일부가 된 등산이다. 오늘 북한산 종주는 시월 말에 예정한 설악산 공룡능선 등산에 대한 예행연습이기도 하다. 공룡능선 등산은 아마 금년이 여생에서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왠지 비장감이 느껴지는데, 오늘의 산행을 통하여 결행에 대한 의지를 강화하는 측면도 있었다.
-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