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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게시판

230107-예봉~운길 종주(특별산행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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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작성일23-01-15 13:00 조회232회 댓글0건

본문

[일정] 

 

0958   팔당역 출발

1009   예봉산 등산로 입구

1031   능선

1140   기상관측소, 아이젠 착용, 휴식

1155   예봉산 정상(683m)

1210   철문봉 아래 억새밭 데크에서 점심.

1249   출발

1257   철문봉(630m)

1324   적갑산(566m)

1355   새재고개-운길산 삼거리 갈림길

1403   새재고개 사거리(400m) 도착

1439   운길산 1.7km 지점

1455   470

1504   운길산 1km 지점

1514   휴식(운길산 0,13km)

1545   소나무 전망소

1548   세 번째 계단

1551   운길산 정상(610m)

1605   삼거리 도착, 우측 능선길 들어섬

1658   고 김세윤 수목장 묘역, 묵념

1702   운길산 등산로 입구 생태체험마을 도착

1730   식당 도착

1900   운길산역 출발

 

[참가자]

곽성균, 김시영, 김일동, 송경헌, 우갑상, 최택상

 

[활동]

7시간 32, 12.6km

 

[낙수]

 

  고 이규도 학형의 산행일지를 살펴보니 동기 산우회가 예봉산~운길산을 종주한 것은 1999221일을 시초로, 2001211(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조창동 학형이 졸업 후 30년 만에 처음 귀국하여 참가), 200231, 2004124, 마지막으로 200938일 등 5회이다. 도상거리로도 13km에 이르고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순전히 걷는 데만 6시간이 소요되니(빠른 산꾼이라면 5시간 내로 주파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 60이 가까워지면서 우리 산우회의 정기산행지로 택하기에는 체력상 무리한 것으로 판단되어 공식적인 산행지에서 멀어지게 된듯하다.

 

  그러나 예봉~운길 종주는 몇몇 친구들 사이에서 극무산행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였다. 2020516일에 11년 만에 다시 이 코스를 찾은 이래 202127일에는 고 이규도 학형도 참가하여 종주하였다. 고인의 산행일지를 살펴보았더니 고인은 생전에 자택에서 가까운 예봉산과 운길산을 혼자서도 더러 올랐다고 기록되어 있다.

 

  산행일을 정한 후에 수일간 일기예보에 관심을 기울여보니 금요일(6) 밤부터 토요일 새벽 사이에 중부지방에 강설이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었다. 예보대로 금요일 밤 10시경부터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였다. 긴 산행을 앞두고 눈이 내리면 걱정과 설렘이 교차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종일 구름이 많이 끼는 날씨에 기온은 0도 근처에 머문다는 것이다. 예봉산, 운길산은 높이가 대체로 600m 남짓하니 고도나 풍속 등을 계산에 넣더라도 체감온도는 영하 5도 내외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상을 하였다.

 

  긴장한 탓인지 토요일 새벽 4시에 깨는 바람에 다시 잠을 청하였더니 710분에야 화들짝 깨었다. 부랴부랴 배낭을 챙기고 아침 식사를 급하게 끝내고 745분에 집을 나설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간밤에 1~2 cm의 적설이 내린 듯 아파트 광장에는 제법 눈이 쌓여 있었다. 왕십리역의 경의중앙선 플랫폼에는 835분 경에 여유있게 도착하니 곽성균 신임 동기회장이 전날의 약속대로 존안(尊顔)을 보였다. 우갑상 당산(當然 山行) 대형이 참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팔당역에 내리고 보니 김일동 차기 회장까지 옥안(玉顔)을 현현하신 것이다! 현임, 후임 동기회장이 참가한 계묘년 첫 산행은 그 중량감과 상징성에 있어서 여느 산행과는 판이하였다. 홍산장, 김산총까지 참가하였더라면 화룡점정이요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예봉산 정상의 기상관측소 주변은 적지 아니한 적설과 함께 짙은 운무 속에 잠겨 있었다. 해발 683m인 예봉산에서 철문봉을 거쳐 적갑산으로 이어지는 북향의 능선에는 밤새 내린 눈이 마치 금방 내린 듯 녹지 않고 포송포송하게 쌓여 산길과 숲을 덮고 있었다. 더구나 짙은 안개와 적절한 바람은 나뭇가지마다 상고대까지 만들어 아름다운 설경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중국 명나라 때의 여행가인 서하객(徐霞客)은 황산의 아름다움을 보고 감탄한 나머지 관지(觀止)라고 표현했지만, 이날 예봉 운길산의 설경은 그야말로 관지(더할 나위가 없다, 더 이상 필요 없다)였다.

 

  예봉~운길 종주 산행의 어려움은, 예봉산에서 철문봉까지 산행한 후에도 다시 적갑산에서 운길산에 이르는 코스를 약 2시간 반 동안 더 산행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적갑산에서 160m나 내려온 곳에 위치한 새재고개에서 봉우리를 세 개나 더 넘어야 비로소 운길산 바로 아래의 소나무 전망소에 닿는 만만치 않은 난이도에 있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봉우리가 운길산 정상이겠지 라는 기대감에 고통을 감내하고 나면 그 뒤쪽에 더 높은 봉우리가 또 솟아 있는 광경에 절망감과 함께 운길산에 대한 분노마저 느끼기를 세 차례는 반복하여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마지막 정상에 오르면 관지라는 절경조차 사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육신은 지쳐 있지만 의식은 오히려 눈처럼 순수하고 정결해지는 것을 잠시나마 느낀다. 그런 순간을 경험하였으므로 이제 눈과 상고대로 장식된 설경을 미련 없이 뒤에 남기고 하산할 수 있는 것이다. 저 아랫마을 어딘가에는 보온 음료와 기름진 음식이 넘치는 따듯한 안식처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이 부채질하는 갈증으로 인해서 하산하는 발걸음은 종일 눈 산행에 지친 자들의 그것이 아니었다.

 

 

 

-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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