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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부 칼럼] 모든 대선은 역사로 남는다 ; 한국닷컴에서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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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세 작성일07-12-18 12:52 조회1,9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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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펴낸 홍보물에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라는 문구가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최한기(1803∼1879)의 문장으로 '세상의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흔히 인용되는 서양 사상가의 말이 아니라, 우리 선조의 통찰이라고 하니 놀랍고 자랑스럽다. 그는 많은 저술을 통해 서양의 앞선 사회제도와 과학기술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주창한 선각자였다.

■ 20년전 되찾은 대통령 직선제
  사적인 얘기를 하자면, 내가 처음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이 1992년이다. '세상의 근심과 즐거움'에 동참한 것이 마흔이 넘어서였다는 얘기다. 그보다 5년 전인 1987년, 6월 민주화혁명의 열매로 국민이 직접선거를 할 수 있게 되었으나, 마침 그 때는 일본에 연수를 가 있었기 때문에 투표를 할 수 없었다. 그 6월 민주화혁명의 핵심이 '대통령 직선제 쟁취'였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독재적 유신헌법이 강요된 이후, 국민은 대통령 선거에 직접 참여할 수가 없었다.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어용 기관이 만들어져 장충체육관에서 간접 선거를 했다. 이 '체육관 선거'를 통해 박정희 전두환씨가 차례로 이른바 '절대적 지지'를 얻고 대통령이 되었다.
  6월 혁명의 결과로 오랜만에 국민이 참여하게 된 87년 대선은 국내에서도 뜨거웠지만, 일본에서도 열기가 높았다. 일본 언론들이 한국의 대선경쟁을 앞 다퉈 보도하고, 대학에서는 한국대선을 주제로 특강도 열려 학생들이 강당을 꽉 채웠다. 선거일은 주요 TV들이 아예 개표상황을 밤새 중계방송했다. 일본 TV에서 모국의 대선 상황을 지켜보는 느낌은 각별했다. 그들의 뜨거운 열기에는 단순한 관찰자의 관심과 흥미를 넘어서 한국인의 민주화 열망을 공유하고자 하는 선의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 해 대선에서는 결국 민주화운동을 이끌어온 김대중 김영삼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동반 낙선하고, 어부지리로 군부 출신의 노태우 후보가 당선되었다. 92년 대선에서는 3당 합당으로 여당 후보로 변신한 김영삼씨가 김대중 후보를 눌러 '문민정부'를 열었다. 97년 대선에서는 권토중래한 김대중 후보가 여당의 이회창 후보를 눌러 4촵19혁명 후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2002년에는 노무현 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이회창 후보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대선으로 본 우리 정치사의 발걸음은 더디고 파행적이다. 그러나 군부 독재에서 문민 정치로, 지역 정서에서 보편적 정서로, 붕당정치에서 정책중심 정치로 조금씩 발전해온 행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읽기 힘들다. 각 정당의 경선부터 본선까지 혼란과 상식 이하의 행태가 줄을 이었고, 그나마 타당성 여부야 제쳐 두고라도 정책 선거의 매개가 되었던 '대운하' 논쟁도 강력한 의혹 속에 파묻혀 버렸다. 예년에는 뜨겁던 후보 토론회 열기와 관심도 실종되고, 오직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의혹만이 거대한 수수께끼가 되어 있다. BBK로 인해 유권자의 의식은 가위 눌린 듯하다. 어느 주장이 진실인가. 많은 국민은 검찰의 조사도 불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큰 의혹이 있기 전부터, 이번 대선은 최악의 대선이라고 평가되어 왔다. 무관심과 편의주의 속에 국민과 정치권의 시민의식이 함께 식어가고, 최저의 투표율이 우려되고 있다.

■ BBK로 시민의식 가위 눌린 듯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민주주의가 성취되어 안일해지는 순간부터 찾아온다. 지금부터라도 원칙에 충실한 대선, 미래의 희망을 공유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모든 세대가 20년 전 피와 눈물로 되찾은 대통령 직선제의 귀중한 의미를 되새기기 바란다. 지금 서해안에선 오염된 기름 찌꺼기를 닦아내는 지원봉사자 행렬이 감동을 주고 있다. 그처럼 길고 바른 투표 행렬이라면 우리 민주주의를 지켜줄 것이다.

* 웹마스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5-1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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