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는데, 옆에서 건물이 흔들리는 포탄 소리에 깼는데 잠이 통 안오내요.
가끔 포탄쏘고 도망가요. 요즈음 자주 그러네요.
어제는 성금요일이라서 아침부터 금식을 하였습니다.
본래는 아침마다 미군식당(DFAC)으로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간답니다.
함께 식사 못함을 양해한 후에 조용한 시간이라 기도를 드렸어요.
이곳은 강수량이 워낙 적은 곳인데, 우기의 마지막이라고 밖에는 오래간만에 많은 비가 내렸답니다.
저녁까지 금식이란 것이 크게 부담되지는 않으나, 방문하는 손님들을 만나고 병원정리정돈하는데도 낮이 어찌 긴지요.
구름이 깊게 끼어 있어서 5시가 되어 약간 어두워지니, 눈치 빠른 선생 한분이 식사가자고 하더군요.
비를 맞으며 식당앞에 섯는데, 뒤로부터 밝은 햇빛이 비치면서 아름다은 무지개가 선명히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위에 또 하나의 무지개가  나타났습니다.  저는 그렇케 선명한 쌍무지개를 처음 보았어요.
"오늘 주님이 저 무지개를 통하여 떠나시는 겁니다" 동료들에게 큰소리로 이야기했는데, 약간 게면쩍더군요..무지개를 통해 떠나시는 주님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 거렸답니다.  그리고 또 저 아름다운 무지개를 통하여 주님이 오시는 모습을 그려 보았어요.
아~ 아름다운 자연이여, 삭막한 이 광야에도 조물주의 사랑은 여전함을 감사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서울은 지금이 부활절이네요.
오늘 DFAC 가서 달걀 먹어야 겠죠?
'빚진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