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27-청계산 갱매폭포(제305차 정기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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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작성일22-08-28 19:31 조회32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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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1000 청계산역 2번 출구
1016 청계산 원터골 등산로 입구 기념 촬영
1108 갱매폭포 갈림길
1133 갱매폭포(수종폭포)에서 간식
1212 출발
1257 서울대공원 치유의 숲 출구로 하산
1325 대공원역 4번 출구 앞 회식 장소 도착
[참가자]
고순환, 곽성균, 김시영, 김용수, 김일동, 박우규. 박정현, 배진건, 손정수, 송경헌, 서병일, 양승찬, 이용남, 이종현, 임충빈, 최택상, 홍기창,(17명)
[활동]
3시간 25분/13,000보/8km
[낙수]
긴 한발에 이어 격렬한 홍수가 전국을 쓸고 간 다음 8월 23일 처서가 지나자 날씨는 갑자기 초가을로 성큼 들어선 듯하다. 305차 정기산행에 참가하기 위하여 아침 8시 50분경에 아파트 현관을 나서니 구름 한 점 안 보이는 푸른 하늘에 대기는 서늘하고 아파트의 무성한 녹음이 눈부시도록 싱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심신이 상쾌하니 내딛는 발걸음은 절로 가볍다.
오늘 산행은 원터골로 알려진 서초구 원지동의 청계산 입구를 출발하여 옥녀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진달래능선으로 올라가서 서울대공원 뒤쪽의 갱매폭포(수종폭포)로 내려 간 다음 지하철 서울대공원역까지 가는 루트로 공고되었다. 해발 300m 남짓 올라가는 총 8km 정도의 깨금발급 산행이어서 등산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모이는 장소로 이동하면서 오늘 갱매폭포 방향으로 하산하기 전에 누구를 찍어서 같이 청계산 종주를 할까 머리를 굴려 보았다. 인품이 훌륭한 양승찬과 박우규 두 분은 나의 제의에 선뜻 호응할 것이고, 성격이 까다롭지 않은 이종현 고문은 좀 공을 들여서 강요하다시피 하면 끝내 거절하지 않을 것이며, 최택상 고문은 정기산행이라는 공식적인 산행이 끝나기 전에 개인적인 산행을 해버리는 행동에는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진달래 능선에 올라서서 갱매폭포로 내려가기 전에 눈 딱 감고 매봉을 향하여 뒤도 돌아보지 말고 종주를 결행했어야 할 것이로되, 단체 행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는 부정적인 눈길이 쏠리는 것을 의식하고, 그만 소나기 만난 수캐의 흘레 x 들어가듯 종주 생각이 움츠러들고 말았다. 요도에 잔뇨 남듯 미진한 기분으로 갱매폭포에 이르니 최근의 잦은 비 덕에 많은 양의 폭포수가 기운차게 쏟아내리고 있었다. 해소되지 않은 욕망의 덩이가 시원스럽게 분출되는 느낌이었다. 폭포 주위에는 우리 일행 외에도 몇몇 등산객이 모여서 여름의 끝자락을 보내고 있었다. 국토가 좁고 노년기에 접어든 데다가, 대륙의 끄트머리에 붙어 크고 높은 산이 적은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상 웅장한 폭포가 형성되는 것이 쉽지 않은듯하다. 서울대공원의 맨 뒤쪽 계곡에 숨어 있는 갱매폭포는 접근하기가 어려워서 찾는 사람이 적은 청계산의 숨은 진주라 할 만하다. 진달래 능선쪽에서 갱매폭포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서울대공원으로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원래는 출입이 금지된 구간이었지만 어느 틈에 금지의 구속력이 사실상 사라지고 말았다.
40분 가량 폭포 앞에서 갈증과 공복 해소용 전통 막걸수를 마시고 간식을 먹으면서 환담을 나누었다. 오후 4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 8교시 수업 중에 오전 수업만 끝낸 채 땡땡이쳐서 산속으로 소풍 나온 해방감이 느껴졌다. 폭포에서의 휴식 후 30분 동안 걸어 숲을 내려오니 건너편의 관악산의 날카로운 능선과 송신탑이 푸른 하늘 아래 선명하고, 뒤쪽의 청계산도 이에 뒤질세라 검푸른 봉우리로 병풍처럼 서울대공원을 두르고 있었다. 더위 꺾인 숲 그늘 아래에 마련된 회식 장소에 도착하여 먹고 마시는 동안, 서늘해지는 시간과는 달리 분위기는 점점 데워지고 있었다. 이틀 전에 시술한 임플란트로 인해서 상당한 기간동안 특정 음료수를 먹지 못하게 된 내 신세가 처량하여 앞에 놓인 애꿎은 오리탕만 찝쩍댈 뿐이었다. 내가 산우회장이라면 한 사람의 환자 금주자를 위해서 과감히 전체의 공식적인 회식은 생략하는 배려를 하였을는지도 모른다.
-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