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 240504-관악산 종주(특별산행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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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작성일24-05-14 14:20 조회1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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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
0930 낙성대역 1번출구
0953 인헌동 등산로 입구
1042 사당능선 사당역 갈림길
1059 마당바위
1114 핼기장(414m)
1137 계단 전망대
1159 관악문
1225 관악산 정상(632m)
1246 연주암
1250 점심
1325 두꺼비 바위
1427 구세군 후문쪽 도착
1435 과천향교로 하산 완료
[참가자]
김시영, 김일동, 문주일, 양승찬, 최택상
[낙 수]
지하철 낙성대 역에서 출발하여 인헌동~마당바위~사당능선~관악문~철계단~관악산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는 2020. 11. 28. 이래로 3년 6개월 만에 밟아보는 산길이다. 세월이 그만큼 빨리 지나가기도 하였지만, 그 동안의 정기산행에서는 관악산으로 가더라도 걷기 쉬운 둘레길 위주로 선택한 결과 관악산을 대표하는 코스인 사당능선으로는 등산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다소 짙은 편이었지만 오월의 태양이 신록 위에 눈부시게 빛나는 이날, 70초반의 장년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씩씩하여 극무동지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4월 9일 급작스럽게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난 이용남 학형이 7~8년 전에 퇴직 후 잠시 아이스케익을 팔던 마당바위 위로는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어서 쉬는 사람 없이 적적한 모습으로 덩그렇게 놓여 있었다. "마당바위에서 아이스케익을 팔다"-퇴직 후에 잠시 소일삼아 하는 일이라는 의미-라는 뜻을 가진 "장암고빙(場巖賈氷)"이라는 사자성어의 유래가 된 믿거나 말거나 고사이다(마당 장, 바위 암, 팔 고, 얼음 빙). 반대로 맞은 편의 “곽바위”는 주인이 불참한 중에도 그늘만은 제공하여 일행의 기념 촬영에 도움을 주었다.
3년 반 전에는 보이지 않던 계단이 도처에 추가로 가설된 사당능선 길은 더욱 쉬워지고 산행 인구도 늘어난 듯하였다. 관악문에 이르는 암릉을 지나서 마지막 철계단 아래의 암벽 구간은 병목 현상까지 보일 정도였다. 정상의 표지석 앞에는 오늘도 수십 명의 등산객이 인증 촬영을 위해서 긴 줄을 형성하여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주암은 11일 앞으로 다가온 석탄일을 기념하는 연등이 법당 앞마당을 뒤덮고 있었다. 대웅전에 들어가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하산 길은 구세군 회관으로 이어지는 케이블 능선으로 정하고 두꺼비 바위에 못 미치는 지점에 적당한 자리를 잡아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다섯 명이 관악산으로 조촐한 봄소풍이라도 온 듯 상쾌한 느낌이었다.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수십 번 마주한 케이블 능선의 끝자락의 두꺼비 바위에는 같이 산행하였던 많은 산원들의 잔영까지 어려있는 듯하여 감회가 새로웠다.
이날의 등산을 통해서 남강 최산고는 16주의 휴식(!) 후에 처음으로 해발 600m가 넘는 바위 산인 관악산 종주를 시도하여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테스트한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과, 5시간의 등산 끝에 과천 1단지의 어느 마트 앞의 간이 의자에 둘러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동행자의 말 없는 유혹에 굴하지 않고 이온 음료 한 병으로 갈증을 막은 한 극무동지의 존재를 각각 확인하였다. 그는 금년 3월 20일부터 금주한 이래 이날까지 정조를 지키며 청정지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잘난 척하였다. 이미 3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특수음료를 멀리한 송, 홍 등 산고들이 있는데도 말이다.
다만 최근에는 극무동지 중에도 금주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듯하여 세월이 흐름에 따라 산행능력과 함께 음주능력까지 저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바가 있다.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같이 산행할 동지들이니 登飮如一(등산과 음주 능력이 하나같음)의 경지를 유지하였으면 좋겠다.
-중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