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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산행일지

2012년 | **120405일본돗토리현 다이센(大山) 등산...글(김남기), 사랑방게재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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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도 작성일12-04-13 10:45 조회2,8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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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피일 미루며 눈치 보다가 아무도 기록을 남기는 이 없어 내가 남기로 했다.

우리의 다이센 설산 등정은 정상 도전에 실패했다. 트래킹이라기 보다는 등산, 등반이었다.

배낭을 꾸리며 스패치 까지 준비해 가는데 눈이 없으면 실망스러우리라는 우려, 기껏해야
7부 능선 위에 가야 눈이 깔리겠지 했던 예상은 등산 진입로에서부터 빗나갔다.

첫째 날은 전 대원이 1200m 4부 능선에서 돌아 내려왔고,
둘째 날은 정예급 3명이 도전하였으나 9부 능선 1600m에서 접었다 한다.
화산 할동으로 만들어진 산이라 종을 엎어 놓은 듯 급경사면이 유리벽 같아
5합목 직전에서부터 가파른 등로가 우리를 막더니
정예부대 김시영, 최택상, 서정항 대원도 8합목을 지나 9부 능선에 다다라서는
아이젠도 6발이 중에 발 끝에 찍는 것도 있어야 도전해 볼만 하였다고...
왼쪽은 낭떠러지...능선을 따라 미센봉을 향하는 경사면은 가파른 빙벽.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다....

2012. 4. 5. 목요일 오전 10시. 잠실운동장 출발.
무사히 다녀 오라는 이규도 형의 배웅 문자를 받으며 우리가 출발한
식목일 이자 한식인 4월 5일은 음력으로 3월 15일 보름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동해항을 떠나 돗토리를 왕복하는 동안
러시아 국적의 이스턴 드림 호의 야간 선상에서
일몰에서 월출로, 일출에서 하선하고, 다시 돌아올 때 월출로 시작하여 일출을 보며
일출이면 일출, 월출이면 월출을 아주 가까이 수평선상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정동진이나 태백산에서 느끼는 해돋이 하고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잠실운동장 2번 출구에 모인 우리 22명 대원들의 모습은
박기석과 석경혜 대원의 등산화에서 그들의 각오가 나타나 있었다.
지난 2월 총산 눈 산행에서 다이센 등반 연습을 했다는 선자령팀의 안내로
평창 황태구이집에서 점심으로 체력을 보강하였고,
동해 마트에서 집행부 우순명 총과 김민자 부총이 선상에서 먹을 거리와
횟감을 푸짐하게 장만하면서 승선 준비를 마쳤다.

언제나 산총 부부의 아낌없는 헌신적 배려가 항상 고맙다.

기다리는 버스에서 아콩카고아를 다녀온 이종현 산장과 한담을 나누던 중,
지난 번 독감이 아직 회복이 덜 됐나 안색이 맑지 않네 했더니 그만,
그게 불씨가 되어,
‘나∼...안 좋아 보이지!! 나는 여기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말 잘했다고 결국 동해항에서 우리를 배웅하였다.
때를 놓치지 않고 윤종수 대원이 ‘배낭에 맛있는 거 있으면 두고 가!!’ 한다.

오후 5시.
21명이 된 우리 대원들은 승선과 동시에 술자리를 즐기며 야간 항해에 들어갔다.

곽성균, 김시영, 박기석, 서정항, 엄춘택, 오성학, 윤종수, 이동준, 장창학, 최택상
김남기/박정이, 남궁완/이순자, 석균욱/석경혜, 우순명/김민자, 이종천/이명희&이진호(일곱살)

-부활절이 겹쳐 참석 못한 최규엽, 홍기창, 임경락, 윤대영, 서병일 등등
-한식 성묘 가족행사로 참석 못한 이규도, 한성협, 박희수 등등
-생업에 지장이 있다는 박흥덕 부부와 황대식, 김경래 등등
-신체적 애로가 생겨 동참하지 못하는 고순환, 김일동 등등

당초 36명의 대원으로 대단한 나들이가 될 수 있었는데...함께 떠나지 못해 아쉬웠지만 다행히
석균욱/경혜씨 석가부부가 아침에 인천공항에 내려 바로 동행하였으니 우총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

국제 페리호 출국도 검색이 까다로워 휴대용 칼이 제지 당했다.
사전에 어나운스가 있었는데도 검색대를 통과하며 적발된 서울22 배낭 하나가 있었다.
주인을 찾아 최택이 소리를 치는데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최택이 칼을 꺼내 조치하고 승선을 기다리는 일행 모두에게 물어보니 아무도 나타나지 않고
김남기 대원 왈, ‘아까 종수가 종현이 보고 배낭 놓고 가라 했어...진짜 놓고 갔구만!’
돌아가는 버스에 있는 종현 산장 에게도 전화 해보고, 최택이 배낭을 들고 나오는데 그때서야 실제 임자가 나타났다.
나였다.
얼마나 민망하던지 두고 두고 안주감이 되었다.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당연히 나는 아닐 것이라고...

저녁 6시에 동해항을 출발한 드림호는 15시간을 도해하여 아침 9시 서일본 사카이항에 도착한다.
꽤 긴 항해 시간이었지만 1차 선상 파티는 2층 101호실에서 벌어졌고
이어 2차는 파전 빠에서 나를 포함한 술꾼들의 행렬이 자정까지 이어졌다.
장창이 슬그머니 계산대로 간다. 내일 등산을 위해 먼저 일어나는 속셈이다.
일부 201호실에서는 오성학, 박기석, 남궁완, 이동준 형들은 간만에 고스톱을 즐기며
모두들 내일 등반을 기약하고 첫날밤을 소탈하게 보냈다.

러시아풍의 파전 빠에서 술판이 끝나고
최택상 대원이 3층 선수갑판으로 안내한다. 칠흑같은 밤바다에 보름달이 중천에 있다.
최택상 대원은 스마트폰으로 음력 보름임을 확인하며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시커먼 바다에 무섭기 까지 한 난간에 기대어 포즈를 취하는 우순명, 김민자 대원...
함께 즐거워 하는 모습이 있어 고마움에 답이 되었다.
서정항, 김시영 대원도 밤바다의 정취에 흠벅 젖었다.

일행은 50인승 관광버스에 옮겨 타고 시내에 이종천/명희/진호 가족을 내려놓고는
바로 다이센 해발 780m까지 올라 나츠야마 등산로 입구에 진입하였다.

날씨는 쾌청, 다소 바람이 있었지만
웬걸, 150년산 삼나무 사이로 난 등산로 초입은 5-60㎝의 눈밭이었다.
등산화가 푹푹 빠잔다.
미국에서 온 ‘석경혜’ 대원 왈,
“세상에 나고 이렇게 많은 눈은 처음...”이랍니다.
처음부터 예상을 빗나간 대원들은 일단 은근히 걱정을 하던 모습들이었지만
숨소리를 죽이며,
산악가이드 우제붕 부장의 지침대로 선두에 박정이, 석경혜, 김민자,
이순자 등 여성대원이, 후미에 오성학 대원을 두고 오르기 시작하였다.

앞사람이 찍는 발자국을 따라 발을 디디다가 엇박자로 잘못 디디면 눈속에 허벅지까지 빠지는 대원도 생기고,
그래도 쾌감을 느끼며 2합목, 3합목을 지나 4합목 4부 능선 부근에 다다르니
바람도 쎄어 지는데 도시락 점심을 먹자고 한다.

영하 2도에 바람.
오르막 길에 일열 종대로 쪼그리고 앉아 젓가락질도 점점 손이 어는데...
이제부터는 스패치 각반도 하란다.
1245m 5합목으로 오르는 가파른 능선은 눈이 녹았다 얼었고 곽성균 대원의 6발이 아이젠도 힘들게 미끄러지는 것이었다.
중도 포기다.

우리는 그대로 하산하여 수산시장으로 갔다.
방어회와 해삼으로 위로 삼으며 다이센 산을 뒤돌아 보니 7부 능선까지 하얀 눈으로 덮힌 모습이었다.
오후 4시.
맑은 날씨에 다이센 산에 햇살이 비치고 자태를 드러낸 모습이 보기에 아주 좋았다.
나무 숲이 끝나는 6합목 지대, 그위로 7합목-8합목, 9합목 그리고 미센봉 정상이 세세히 보인다.
그 다이센 산의 모습에 대원중 일부가 내일 재도전하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해변가의 기꾸만 호텔에 여장을 풀고 식사 전까지 호텔 야외온천에서 피로를 풀었다.

과거 일본어 경력이 있는 ‘장창학’형이 확인한 바로,
‘여기에 한국 관광단이 묵기로는 처음...’이라는 것으로 보아
일반 여행프로그램 보다 수준급이라 느껴진다.

그렇다. 저녁 식사로 나오는 정식코스가 그랬고
각 방 마다 다다미 방 이부자리 까지 펴놓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서비스였다.
일본 ‘을’로부터 접대를 받는 아주 좋은 기분이었다.

디귿자식 어느 집단의 의식 자리인 양 만찬 자리에서,
이순자 여사의 '여행을 떠나요...'에 맞춰,
석경혜, 김민자, 박정이, 이명희 여사님들의 가무에 기쁨을 더했고
호텔 호스티스의 ‘돌아와요 부산항’으로 흥도 돋아지고,
윤종수, 엄춘택, 이동준, 김시영 대원들의 열창까지 진진한 자리였다.
오성학 대원의‘교가제창’주문이 있었지만 이어지는 2차로 차수를 변경하며 마무리 지었다.
203호로 이어진 호텔밤의 파티는 또 12시를 넘어서 흩어진다.

제3일째,
관광버스는 다시 다이센 산으로 올라가 나쯔야마 다리에서 세명의 정예부대를 내려 놓았다.
호텔 시내에서 그쳤던 비는 여기서는 폭설로 변하여 사정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스패치와 고강도 아이젠을 준비시키고 눈발 속 다리로 떠나 보냈던 모습이 마음을 무겁게 하며
오후 4시 다시 만날 때 까지도 잔상으로 남아 있었다.
김시-, 서정-, 최택-
반드시 정상을 밟고 돌아오리라....

남은 일행은,
일본 열도를 앉은 자세로 본다면 무릎에서 허벅지로 가는 듯
해안선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였다.
우리 동해 바다 영덕과 마주한다는 해안전망대 카페에서 350엔 짜리 찻잔 커피를
제임스딘 사진과 함께 14명이 마시고 계산은 엄 신사가...
모래가 사막 같이 구릉을 이룬 해안사구에서 오성학, 이동준, 남궁완 대원들은 동해바다에 발을 담그고
여기서의 점심 또한 5층 해물 제첩 밥, 한치회와 오도리가 곁들어졌다.

2012. 4. 7. 저녁 7시.
우총은 다시 방어와 고등어, 돔 사시미를 준비하여 엊그제 타고 왔던 드림호에 올랐다.
귀국길에 오른 선상파티가 벌어지는 저녁.
둥근 달이 선상 후미에서 솟구친다.
2층 101호실에 반, 201호실에 반씩 나눠 패를 짜고 술판을 벌렸다.
역시 생선회는 최고의 안주다.
순배가 돌고 돌아도 적당한 취기만 있을 뿐이다.
혼자의 정량이 소주 3병이라는 이종천 대원도 주량을 다 채웠는데도
정신은 초롱하여 방을 옮겨 다녔던 신발도 찾고,
역시 우리 서울고 친구들은 언제 어디서 자리를 함께 해도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깊은 우정이 나타나고 서로 친구임이 확인된다.
흉어물 자체가 없다. 
시작하고 얼마지 않아 엄춘이 저쪽 방을 피해 오더니 얼마 후에 남궁이,
또다시 이동준, 박기석이 한국을 혐오하는 종천 형을 피해 오는 것이다.

종로파 윤종수 형이 평정을 선언하고 옆방으로 가더니
종천 형의 말을 그냥~조용히 들어주는 것으로 조용하게 만들었다 하고,
종천 형이 자랑하는 레코드판 1200장에 대하여는 자기가 3000장을 소장하였다 하여
기선을 제압하였다 하고 나머지 오성학, 이동준, 박기석은 고스톱판으로 전환시키고 돌아왔다 한다.

그래도 어느 누구 하나 불만으로 피했다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회가 질리도록 먹어도 먹어도 바닥에 남아 나돌고
김변은 서교수를 성적 언어학대로 거의 질식시키면서 다시 자정이 넘어서야 끝났다.
옆방에서 다시 시작된 고스톱 판은 새벽 3시까지 이어져 내방 룸메이트인 우총이 새벽3시에 들어온다.
그러고 다시 새벽 6시부터 모든 일행을 챙긴다. 우총 체력 또한 대단하다.

2012. 4. 8. 오전 9시. 하선.
동해항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한남관광을 타고
며칠 만에 개화한 개나리꽃이 이어지는 해안 도로변에서 포근한 봄기운을 느끼며 귀경길에 올랐다.

그간 회도 먹을 만큼 원 없이 먹었고,
박정이 여사가 마무리 점심으로 강남교보타워 뒤의 부일갈비를 안내하는지라
모두들 꺼리는 자 없어 맛있게 먹었는데 그 또한 석가가 계산해 버렸다.
4월에 정기산행은 남궁완 대원이 불암산으로 안내하여 다시 만나기로 하고 서일본 다이센 여행은 해산하였다.

앞으로도,
나는 산우회에서 계획하는 것이라면 언제 어디라도 따라갈 것이다.
동행한 모두가 고마웠고 특히 집행부의 수고에 감사를 드린다. 고맙다~~친구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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