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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산행일지

2007년 | ☞070602지리산천왕봉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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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도 작성일07-06-04 16:45 조회4,650회 댓글0건

본문

< 070602지리산천왕봉 > 

다시 선 천왕봉에 휘감기는 비구름과 거센 바람
다시 오라는 듯, 오늘은 얼른 내려가라 하네...

* 일 시 : 2007년 6월 2일(토) ... 흐리고 비
* 산행지: 지리산 천왕봉(1915.4m)
* 구 분 : 서울고동문산악회 지리산행사(6/1~3) 2조C코스참석...5명산행!
        (당일종주등4개코스 : 131명 참석...22회 10명)
* 코 스 : 중산리매표소(06:00출)~칼바위(삼거리)~법계사~천왕봉(09:58착)~
          장터목(11:00착...휴식등)~(중간)점심~중산계곡~칼바위~중산리(14:35착)

- 구름사이로 휘영청 밝은 달이 걸려있고, 초롱초롱 별빛마져 쏟아지는 지리산 중산리 산자락...
일기예보는 6월 1일(금) 오후와 6월 2일(토) 내내 흐리고 비가 온다해서 가슴 조렸는데,
새벽 2시경, 산꾼의 집(055-972-1212)앞 계류 물소리 들으며 하늘을 쳐다 본 풍경은 그랬다.
1조(벽소령1박)를 성삼재에 내려 주고, 중간 백무동에도 일부 내려주고, 난 여러 준비관계로 2조C팀(중산리~천왕봉~장터목~중산리) 몇 명과 함께 중산리로 바로 들어왔었다.
1조 산행자들은 알맞은 날씨에 벽소령까지 산행도 무난했을 것이고, 산장입실 못하는 비박조도 이런 조건이면 최상이겠지...
아니 이런 하늘 아래 비박하는 것이 더 운치가 있지 않을까하며 부러워하기도 하며, 두시간의 잠을 청해본다.

- 중산리매표소 입구에서 칼바위(삼거리)까지는 비교적 순탄한 산길, 35여분이면 충분하고...
더구나, 어제(6/1) 오후 하산수송계획탐사 차, 산보삼아 칼바위까지 샌달신고 왕복도 하였으니 발걸음이 가볍지 않을 수가 있겠나!
2조C팀에는 이명인(20회), 한효택(21회), 여자2명(17회이정호부인 고인희님과 친구 이종숙님) 그리고 나...5명이다.
어제 나와 함께 내려와 칼바위까지 산보했던 행~수들은 발걸음이 가벼운데, 새벽에 도착하여 바로 산행에 붙는 명인, 효택 선배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나도 이 코스로 천왕봉에 올랐던 것이, 1차백두대간종주 첫산행(1997.9.6) 이후 두번째다.
소위 중산리 하산길이 가파르고 돌무더기 길이라, 천왕봉을 올라 유평리나 새제쪽으로 빠지는 것이 다리에 덜 무리가 간다는 사실은 나뿐만 아니라,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중산리로 하산해 본 경험자는 뼈저리게 느끼고, 왠만한 산꾼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다른 4명은 이 코스가 처음이고, 그것도 행~수 여자2명은 천왕봉도 처음이란다.
산길도 아마득하고, 어떻게 산행리드를 할 것인가도 어려워진다.
나는 체크 및 총괄지원차, 산꾼의 집에 오후3시까지는  도착해야 하는데 말이야!

- 칼바위를 지나고, 철다리를 건너 삼거리 이정표 ...
곧장 가면 천왕봉 가는 길, 왼편은 중산계곡을 거슬러 장터목산장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호흡을 가다듬고, 다리품을 팔아야한다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한다.
잘 정비된 돌계단길도 어느 정도 오르면 제멋대로다.
울퉁불퉁한 돌길의 연속, 경사도가 만만찮은 곳도 여러 나오고,
새벽에 보았던 그 좋던 날씨는 어디로가고 하늘엔 검구름이 오락가락...
효택 선배가 자꾸 쳐진다. 그렇다고 무한정 기다리면서 능청능청만 할 수도 없고...

- 법계사(로타리산장)가 코앞에 펼쳐지는 널다란 지대 ...
비로소 경치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삼거리에서 1시간20분 걸려 왔는가 보다.
법계사 위 산자락에 걸려 있는 구름도 좋고, 중산리로 흐르는 산자락마다 운해가 근사하다.
사진도 찍고, 두남자를 기다리는데, 효택선배는 아직도 먼 곳에 있는 듯하다.
명인 선배가 도착하여 함께 사진도 찍으며 경치 구경하다가,
효택선배는 알아서 산행하겠지 하면서 산행을 계속하기로 한다.
여기서 천왕봉까지 단내도 토해야하고, 본격적인 된비알의 연속도 만나야 한다.

- 우려한 것이 현실로 나타난다.
얼굴에 가느다란 빗방울이 떨어지고, 하늘엔 검구름이 점점 몰려온다.
그래도 천천히 꾸준히 발걸음을 유도하며 드디어 개선문(해발1700m)을 통과하고,
가랑비에 옷젖는다는 말마따나, 가파른 돌길엔 이미 미끄러움을 느끼면서도,
만발한 연분홍 철쭉 앞에 포즈도 취하면서 천왕샘에 이르른다.
정상까지 아주 가파른 돌무더기 길이 있던 말던, 일단 구름 속에 가려 보이질 않고...
목줄기타고 알싸하게 내려가는 한모금의 천왕샘 물, 그 느낌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 다시 선 천왕봉에는 점점 세게 휘감기는 비구름과 거세어지기만 하는 바람만이 반긴다.
아니다,  언젠가 다시 오라는 듯, 오늘은 얼른 내려가라 하네...
여기 처음 오르는 사람이 한번만에 천왕봉에 올라 그 좋은 경치와 조망과 장대함과 통쾌함을 다 볼꺼라면 과욕이지 하고 답을 하는 것 같았다.
정상에서 세석에서 1박하고 오는 정재우(7회), 김철빈(18회), 윤병철(18회)선배와 만나고, 백무동에서 너무 일찍 도착한 권세혁(19회)선배도 보이는 데, 일찍 하산을 권유한다.
그러나, 천왕봉에 처음 서 본다는 것도 감격스러운 듯,
비구름 속에서도 사진은 꼭 찍어 달라는 행~수,
2명의 여자 얼굴엔 순간 행복을 읽을 수 있었다.
처음 천왕봉에 서 보는 짜릿한 전율 같은 그 어떤 느낌, 나도 경험해 보아 잘 알고 있다.

- 정상에서 내려설 무렵, 비바람 더 강해지고, 돌길엔 물기가 완연하고 미끄럽다.
통천문을 지나 제석봉으로 향한다,
곳곳에 연분홍 철쭉이 만개해 있고, 구름 속에서 만나는 환한 경치다.
제석봉 고사목과 구름과 바람과 연분홍 철쭉, 그 오묘한 조화로움은 신비로움까지 느끼고...
그렇지!
지리산에 많이는 못와 봤지만, 그 어디 아름답고 정겨운 곳이 없으랴마는, 이 제석봉 일대에서 느껴지는 산상의 아름다움은 제일이다 싶더라.
오늘같이 비구름과 고사목이 신비롭게 어우러지고, 한켠엔 연분홍 철쭉이라, 더욱 그랬다!

- 장터목에 도착할 무렵, 비는 우두둑해지고 개스는 가득차고 시야는 거의 없다.
맑은 날이면 명동같이 붐벼야 할 이곳이 을씨년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벽소령에서 1박하고 막 도착하는 강치구(28회)를 만나는 기쁨은 없고,
각코스별 선두, 후미가 교신이 잘되어, 과감하게 cut-off시키고, 무사히 전원 하산해야 할 터인데 하는 염려가 먼저 밀려온다.
장터목에서 점심도 생략하고 바로 중산리 쪽으로 하산 발걸음...
길은 점점 더 미끄럽고, 비는 개이지도 않고 퍼붇지도 않고, 애간장타게 오락가락한다.
내려오는 도중에 일본인 남녀를 만났었는데, 남자가 발이 삐긋하고 쥐가 난 듯하였다.
응급 처방으로 좀 풀어주고, 연고(호랑이기름)도 건네며, 비상시에는 구조요청을 하라며 빠이빠이 했는데,
우리가 점심 먹고 있는 지점을 먼저 통과해 지나가더라. 다행이기도 하고 ...
뒤이어 19회선배 3명(박철홍,김영택,권세혁)도 지나가고,
명인선배는 하현용(20회)선배를 몇 년만에 만나는 듯 반가와하고 ...

- 다리도 달랠 겸 룡바위폭포에서 경치보며 쉬는 것도 잠시 뿐이다. 
중산계곡도 지리산 여느 계곡 못지 않게 험하고 깊다.
작년 폭우에 엄청난 바위들이 흘렀고 패이고 망가진 곳도 여러 군데...
비가 오면 아주아주 위험한 계류길도 지나야 하고 ...
그래도 중산계곡의 계곡물은 차고 깨끗하더라!
행~수, 여자2명을 위해 탁족할 시간 한번 배려해 주고,
천천히 꾸준히 계속 발걸음을 내리라고 꼬득인다. 명인선배는 더 천천히 오기로 하고...
비로소 삼거리에 발걸음을 내리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시계는 오후 2시를 막 지나가고...
맑은 날이면 2시간이면 족할 내리는 길을 거의 3시간이 걸렸다.
두 행~수도 이제는 아는 길이다 싶었는지, 굳은 표정이 환하게 변해 있었다.

- 칼바위를 한번 더 힐끈 쳐다보고 그냥 지나친다.
아침 산행들머리로 도로 내려서는 발걸음은 그렇게 가벼웠다.
일순 하늘엔 점점 구름이 엷어지고 햇빛도 날똥말똥해지고 있었다.
그래도 천왕봉에 다시 올랐다는 것에, 안전하게 하산했다는 것에 지리산산신령께 감사하자며,
그런 하늘을 쳐다보면서 중산리에 발걸음을 내리며 오늘 산행도 접어본다.^Q^

<참석자>
* 서울고동문산악회2007년지리산산행 총참가자 : 131명
  4개코스 (산상1박종주, 당일종주조, 백무동코스, 중산리코스,기타)산행 및 지원조등
* 22회 10명 참석
- 산상1박종주 : 송경헌, 김진호, 장창학, 홍기창, 최봉준.(5명)
- 당일종주팀 : 최택상, 오성학, 이용남, 김세윤.(4명)
- 중산리팀  : 이규도(1명)


<후 담>
- 거금 7000냥주고 택시로 바로 본부인 산꾼의 집으로 직행...
두녀석에게 그렇게 신신당부하며 정리하고 체크사항 점검 결과, 빵점이다!
제~길, 누굴 믿어? 봉사하려면 제대로 하던가, 아니면 아예 붙지는 말지?
누굴 탓하랴? 내 자신을 탓해야지. 총산총을 맡은 죄(?)값을 치루어야지.

- 상황체크에 돌입하고, 탈출로별 인원 확인을 하다보니, 어둠은 이내 찾아왔다.
각 하산지점의 인원과 아직도 산행하고 있는 인원들의 위치 파악이 쉽지가 않다.
더러는 지원조 후배에게 언성도 높이고, 그런 내 모습 못 마땅해하는 선배와도 마찰,
그래도,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써들 주더라!
최후로 산행하고 있는 인원과 위치를 확인하고서야 조금은 진정이 되었지만,
후미책임자 뒤에 산행하는 인원이 있는지도 모르는 산행리드나,
그걸(cut-off시각) 무시하며 제 산행실력만 믿고 야간산행이 뻔한 처지인데도,
지침에 따르지 않고 산행을 그것도 혼자하는 사람 모두에게 되씹고 가야할 문제다.
그런 산행이라면, 혼자서 두세명이 오붓하게 해야지,
백명이 넘는 산행행사에 참석을 절대 말고, 오기도 부리면 안되지!
무사히 전원 집결지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소주를 들이켰다!
지리산산신령님께 캄~사...
알싸~ 쐐주가 목구멍으로 타고 내려 간다.
긴장이 조금 풀린다. 피로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 다음날, 6월3일(일) ...
하늘은 청청하기 그지없고 지리산 산자락마다 엷은 구름만...
어제 다시 선 천왕봉에 휘감기는 비구름과 거센 바람은 날 다시 오라는 듯, 어제는 얼른 내려가라 했다.
그래, 다시 천왕봉에 설 수 있다면 그걸로 감사하고 행복이라 여기자!
난, 다시 또 올꺼야!

- 담양으로 버스는 내달리고...
아담하지만 고풍스런 소쇄원도 소소 구경하고...
송죽정이라 곳에서 대통밥과 죽순요리에 죽통술로 점심을...
관방제림을 한바퀴 돌며, 별미라는 국수집에서 또 한차례 먹걸이...
그리고, 서울로~ 다시 서울로~~~
오후 7시반경 압구정동 도착하여, 길고 긴 지리산산행이 끝났는가 싶더라!^Q^

-정리자-
eQ 이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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