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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산행일지

2008년 | ♪~080419/20욕지도(欲知島)연화도(蓮花島):제133차정기산행~여정산행기

페이지 정보

eQ^Q^都 작성일08-04-21 18:24 조회3,366회 댓글0건

본문

보름달 휘영청 욕지도, 술은 내가 마시는데 바다가 취한다!
자비의 섬 연화도에선 이 산하에 대한 사랑이 깊고 깊어라!

▶ 여정.산행일지

☞ 4월19일(토) ... 청명, 바람고요
- 양재출발(06:45)~경부,대전통영고속도로~통영도착(11:05)...점심(멍게비빔밥)
- 통영삼덕항출항(13:05)~욕지도도착(14:15)...버스로이동
- 새천년전망대(14:45출)~마당바위~대기봉(355m)~천왕봉(392m)도착.휴식등~대기봉~
  매바위~혼곡~개미목~옥동정상~망대봉(205m;17:50도착)...버스이동...저녁(활어돔).숙박

☞4월20일(일) ... 청명, 바람살랑살랑
- 아침(미역국정식)...욕지도출항(08:15)~연화도도착(08:35)
- 연화도본촌출발(09:05)~162봉~154전망대~연화봉(212m;10:10도착)~5층석탑~
  연화사 ... 민가에서 점심(파전,국수)...자유시간(건어물흥정재미)
- 연화도출항(13:15)~통영도착(14:25)...이영호와합류...어시장에서뒷풀이~♫
- 통영출발(17:45)~대전통영,경부고속도로~양재도착(10:20도착) ...귀가...zzz~~.

♥ 함께한 산원 산녀님들...19명
김시영부부, 송경헌부부, 박흥덕부부, 이규도부부, 김유신부부, 박기석부부
이상한, 손정수, 박기서, 강태욱, 강효수, 박민종, 이재홍.
~~~~~~~~~~~~~~~~~~~~~~~~~~~~~~~~~~~~~~~~~~~~~~~

▶ 여정 및 산행기

► 욕지도와 연화도에 관하여, 인터넷바다를 헤집고 이런저런 자료를 들여다 보았더니 ... 

경남 통영시 삼덕항에서 페리호를 타고 뱃길로 1시간쯤 남쪽(30㎞)으로 달리면,
연화도, 상노대도, 하노대도, 초도...등등 12개 유인도와 30개 무인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즐비한 연화열도에 닿게 된다.
그중, 넉넉한 품새를 갖춘 섬 하나가 펼쳐지는데, 그것이 그 열도의 으뜸 섬인 '알고자 하는 욕망'이란 특이한 뜻을 담은 욕지도(欲知島)다!

욕지(欲知)라는 이름은 어떤 노승이 제자에게 "알고자 하거든 석가세존을 본받으라"고 말하며 욕지도를 가리킨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욕지도는 연화대사의 시신이 한 송이 연꽃으로 승화되었다고 전해지는 연화도(욕지도 동쪽 뱃길20분)와 함께 불교와 인연이 깊은 섬으로 여겨진다.

크기로 따진다면 우리나라에서 39번째쯤으로, 부산의 영도만한 크기라 생각하면 쉽게 상상된다고 한다.
거제도와 한산도를 멀리~, 북쪽으론 사량도를 바라보고 있는 욕지도는 예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손꼽혔다.
임진왜란 직후 삼도수군통제영이 설치되면서 통제영에 속한 사량진, 당포진, 삼천진 등의 변방 수색 및 정박처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그 섬은 한때 어업전진기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날렸으나 지금은 인구 2천명 미만의 고만고만한 어촌으로 전락했고...

그러나, 통영 앞바다의 내로라하는 섬들에 비해 유명세는 덜하지만 그만큼 맑고 수려한 풍광을 지켜내고 있어,
최근엔 ‘통영의 숨겨진 비경’이라 하여, 웰빙바람타고 관광객, 등산객이 줄을 이으니,
인생사 모를 일이지만, 욕지도와 연화도도 세월따라 인간들의 마음따라 파도처럼 출렁이는가?

- 활짝 핀 봄이 반가운 것은 그리움이 그만큼 깊고 길어서일까?
그 그리움은 외로움의 발로이고 그 외로움은 홀로 있음의 또 다른 말일러라.
화사한 봄날과 망망대해 섬 산이 잘 어울리고, 봄날에 유독 그런 산을 찾는 이가 많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리라.
그것이 봄바람에 흔들리는 여심(女心)이던, 훌쩍 떠나고 싶은 여심(旅心)이던 아무렴 어떠랴!
서울22산우회 19명 산녀.산원들도, 5학년 중.후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켠엔 그런 여백(餘白)의 마음이 있을지어니,
그런 봄바람타고 통영시 소재, 욕지도 천왕산(392m)과 연화도 연화봉(212m)을 찾아, 이 남녘 멀리 발걸음을 한 것이다!

 
► “알고자 하거든 ...” → 유혹하는 욕지도(欲知島), 술은 내가 마시는데 바다가 취한다!

- 4월 19일(토), 새벽 6시45분경, 19명을 태운 버스는 경부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쉬임없이 내달리며 남으로~남으로~
아침도 버스에서 김밥으로 간단히 요기하고, 특이하고 산뜻한 고성휴게소에서도 한숨 돌리고는 4시간여만에 통영에 도착한다.
맛이 꽤 좋은 멍게비빔밤(통영,도남식당;055-643-5888)으로 점심도 간단히 하고, 삼덕항에서 페리호를 타고(버스도 싣고...) 욕지도로 향한다.

- 화사하게 내리쏟는 태양과 쪽빛 바다가 조화롭게 어울리고, 스쳐 지나가는 섬,섬,섬들...
잔잔한 한려수도 물결은 페리호가 남긴 하얀 포말만 아니라면 거대한 바다호수인 듯 싶다.
바람도 살랑살랑, 머리켤 휘날리는 우리의 산녀들은 수줍은 소녀인양 조금은 설레이는 듯 하고...
한가닥하는 강태욱, 강효수, 박기서, 박민종은 물론 다른 머슴아들도 캔맥주 한 개씩으로 만족하며 연화열도로 향하는 바다풍광에 흠뻑 빠져든다.
콧노래 절로 흥얼거려지는 이 바다를 3월말경(3/29) 여덟 배산자(?)들이 비바람 부는데도 요트타고 욕지도까지 갔다니 장하다할까?
엄춘택, 이철화, 박희수(토하고 난리가 아니라 했다)...등은 그날 얼마나 춥고 무서워 했을까, 욕지도행에 육두문자가 나왔을꺼다?
배산자들이여, 그것은 서울22산장총대와 함께 하지 않은 댓가이니라...하며 키륵~키륵~ㅎ~
요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박장대소하고 희희낙락하는 사이, 어느덧 멀리 왼편으론 연화도가 바로 정면으론 욕지도가 시야에 들어오고...
깨끗하고 정연한 항구와 부두임에도 맑디 맑은 욕지도에 페리호는 1시간만에 우리 일행도 내려 놓는다.

- 송경헌과 손정수(임시산총이 되었다)가 내일 아침 배편 예약을 하는 사이, 나머지는 욕지도항구를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밤의공작(수포로 돌아갔다)을 미리 탐색도 해 본다.
욕지도 천왕봉 일대를 비롯, 트레킹 전구간을 하자면 5시간안팎이 걸리지만, 우린 적량의 산행만 하기로 하였다.
버스로 새천년전망대(해맞이장소) 밑까지 이동하여, 서서히 올라 전망대에서 경치감상을 하며 본격 산행준비를 한다.
떨어지기 서러워 아직도 버티고 있는 진붉은 동백이 파아란 바다를 배경으로 우릴 맞는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펠리칸바위와 옆의 절벽지대의 경치가 너무 근사하다.
다함께 기념촬영도 하고...

- 바로 절개지를 치고 오르는 산길이 초반엔 마당바위까지 약간 가파르다.
그리고나면 널널한 길, 능청능청 후미를 맡으며 걷는데, 박기서는 이것도 힘들다며 엄살(?)을 피우니 어쩌란 말인가?
마당바위에서 굽어보는 경치에 모두들 입가에 감탄과 여유가 묻어나고, 산길은 푹신푹신 이어진다.
야생화 몇송이 반기는 그런 산길을 가다보면 삼거리, 대기봉(355m)에 닿는다.
벤취도 있는 이곳에서 배낭에 있던 약들(흥덕이는 막걸리)을 다 꺼내어 입을 즐겁게하며, 또 한번 여덟 배산자를 안주 삼아 한참이나 히히덕 거렸다.
대기봉에서 정상 천왕봉까지는 바로 지척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아주 아름답다.
늦 산벚꽃잎도 흩날리고, 마치 고산의 고원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상은 거대한 바위덩어리로 되어 있고, 군사시설(레이다등...)이 있어 일반인은 출입금지라 정상밑 초원에서 기념촬영하며 만족하기로 하였다.

- 여기서, 약간 비켜가는 이야기, 나의 생각이 있었으니...
이 봉우리 이름도 지도등엔 ‘천황봉’이라 표기한 곳이 많다(등산로 표지판에도 그랬고...).
그런데, 표기가 ‘천황봉’이 왠말인가?
졸생산행기“061015속리산종주”에서 나는 이렇게 쓴바가 있었다.
.......... 중략........
그러나, 이(속리산) 정상의 이름 ‘天皇峯’에 대해서는 지금도 이해 못하겠고 내 생각엔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천황’이란 단어를 쓰는 것은 일본이 가장 좋아하고, ‘속리산(俗離山)’의 정상 봉우리 이름이
어찌하다가 ‘天皇峯’이라 불러야 하는가 말이다!
‘속리산’ 이름에 걸맞는 정상 명칭이라야 하지 않을까 ?????
天上峯. 天 峯. 上天峯...등등 좋은 이름이 많을터인데??? 차라리 ‘主 峯’이라 하던지...
정상의 화강암표지석을 확~차 버리고 싶은 심정은 7년전이나 오늘이나 똑 같았다~~~
..... 중 략 ......
영남알프스 사자평원에도 ‘천황산’이라 표기하고 있었는데, 요즈음은 산악인이 이 봉우리를 ‘사자봉’으로 부르고 많이 표기되어 있어 다행이더라.
이 욕지도 정상의 이름도 ‘천황봉’이란 표기는 싸~악 없애야 한다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뒤늦게 일부에는 ‘천왕봉’이라 표기하고 있고, 관광안내도에도 그렇게 표기되어 있으니 안심이랄까?
그런 생각을 하며 혼자 중얼거리며, 울 마눌과 함께 어스렁 어스렁 다시 대기봉으로 되돌아 와서 혼곡방향으로 내린다.

- 방목하는 염소들이 제멋대로 도망치지 못하게 철조망문도 있는 곳을 지나서, 매바위, 할매바위에서 굽어보는 경치감상에 발걸음을 멈추고 ...
일부도로 두 번을 건너 휘돌아 가면서 옥동정상 쪽으로 발걸음을 계속한다.
초대바위도 보이고 그리고 아주 작은 바위에 등대 하나 ... 그 남쪽으로는 그야말로 망망대해(茫茫大海) ...
난, 망망대해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걸 바라보노라면 내가 너무 작은 존재라는 걸 느끼고, 풍덩 빠져들고 싶도록 진푸른 심연은 너무나 유혹하기도 하고, 또한 허허로움이 절로 밀려오는 것 같아서 싫더라!
크고 작은 섬들도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근사한 절벽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바다는 마음의 위안을 주기도 하니 편하지!

- 다시 도로를 가로 지르고, 멀리 망대봉이 보인다.
일출봉까지 가서 하산하면 어둠이 밀려 올 것 같고, 적당히 걸었다 여긴 송경헌산대는 여기에서 오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서쪽으로 해가 점점 더 기우러지고, 바다빛도 또한 다르게 변해가고 있었다.
언덕에서 남쪽바다를 바라보는 몇몇의 뒷모습에서 우리들이 보낸 세월의 흔적도 본다.
우리도 어느덧 5학년 후반에 접어 들고 있지 않은가!

- 헤트라이트 켜고 올라오는 우리버스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어서 가자! 싱싱한 살아있는 돔회를 먹으러 ... 모두의 입가에 군침이 도는 듯 하더라!
검소하고 평범한 집이지만, 돔회는 일품이었다!(입석편의점식당;055-642-5435)
마침내 비장의 약(양주 21년산 여러병에 보조로 쐐주)이 나오고, 듬직듬직 썰은 돔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주변은 이미 땅거미가 밀려온지 오래고, 때마침 바다 위로는 보름달(음력14일)이 휘영청 밝아 오고...
주거니 받거니,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즉석 감돔어죽에 우리들의 우정이 더욱 피어 오르고...
또다시, 여덟 배산자들을 마른 안주삼아 돔회를 듬뿍 입안에 넣는다! 아, 요런 맛이야...

- 박흥덕이 따지지 말라고 말할 때 취기가 오른 상태고, ‘팔로우 미..’할 땐 꼭지가 도는 시간인데, 오늘은 그런 말이 없더라!
대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는 건 바다라나 ...
그랬다!
휘영청 보름달빛이 쏟아 내리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술은 내가 마시는데 바다가 취하고 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우정에 취하여 가는 세월을 이렇게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우리들의 마음이요, 몸부림일지도 모르겠다!

- 거창한 계획(노랫방에서 광란의 밤)은 이미 물건너 간 상태이다.
피곤도 몰려오고, 숙소(해양레져민박;055-642-5129)에 짐을 풀자마자, 간단한 샤워만 하고,
건너방에는 벌써 칙~칙, 폭~폭 하며 골아 떨어지는 넘도 있고...
바람잡는 넘도 없고, 그럴싸한 시설의 주점도 없는 곳이라, 방에서 아예 판을 벌린다.
그렇게 하나 둘씩 잤다고 한다. 나도 중간쯤 떨어졌다나 ...zzz~~~

 
► 자비의 섬 → 연화도(蓮花島), 이 산하 사랑이 깊고 깊어라!

- 4월 20일(일), 새벽 6시경 모두들 일어나 세수등을 마친 상태다.
바로 앞 해변을 이재홍과 나란히 거닐며 욕지도 사는 모습들을 둘러 보았다.
칙칙하고 비릿한 내음도 없는 아주 깨끗한 부두 주변들이 정겹더라!
아침 7시, 민박겸식당(뱃머리식당;055-643-5850)에서 청정미역국에다 가자미조림등으로 아침을 즐긴다.
버스는 페리호로 먼저 통영으로 보내고, 우린 연화도로 출발한다!
멀어져 가는 욕지도를 한참이나 보고, 뱃머리로 돌아 와, 조금더 섬들이 많으면 ‘화롱베이’ 못지 않은 풍광에 감탄도 하면서 ...

- 연화도는 욕지도에서 동쪽으로 뱃길로 20분이내 거리에 있고, 욕지도보다 훨씬 작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불교성지순례지라는 약간의 과장은 있지만, 더 깨끗하고 덜 때묻은 앙증맞게 아름다운 섬이다.
통영으로 나가는 배편을 넉넉히 잡고는 여객터미널 본촌에서 산행길(다 돌아야 2시간여 걸린다)에 오른다.
약간의 가파름을 오르고, 잘 정비된 산길따라 162봉에만 오르면, 다음은 널널한 오솔길 같은 산길이다.
154봉까지는 나무들에 가려 풍광을 볼 수가 없지만, 154봉에 이르면 서쪽으로 욕지도의 천왕봉도 뚜렷하고, 쪽빛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억새밭이기도 한 이 일대에서 사진도 찍고, 그야말로 널부러지면서 발걸음을 옮긴다.
막판 오르막이 있고, 널직한 지대를 지나면 연화봉(212.2m)이다!
이상한이와 함께 연화봉에 서는 순간, 아~ 이래서 연화도를 놓치지 말라고 했던가 싶더라!
동쪽으로 펼쳐진 용바위의 풍광이 일품이며 압권이다!

- 북쪽 바로 아래 연화사가 보이고, 동남쪽 밑엔 보덕암과 해수관음보살이 그림같이 앉아 있다.
연산군시절, 억불정책으로 피신해 은신한 연화도인과 제자들이 토굴터를 짓고서 전래석(둥근돌)을 부처님 대신으로 모셔 예불,수행했다는 곳이 연화도다.
오늘도 이 연화도에 노인들(주로 할매들...)이 많이 내렸고, 연화사.5층석탑.보덕암을 둘러보러 왔으리라?
온갖 포즈로 부부별, 개인별, 단체로 사진을 찍으며, 여기서도 정상주는 빠지지 않고 ...
둘러보고 굽어보는 풍광에 아주 한참이나 발걸음을 내리지 못한다.
우리 산하도 구석구석을 찾아보면, 이렇게 올망졸망 아름다운 곳이 어디 이곳뿐이랴!
산녀 6명은 이런 곳을 찾아 함께하자며, 산장 산대에게 엄지손가락을 추겨 세워 준다.

- 연화도인과 사명대사가 수행했던 토굴터도 정상 바로 아래에 있다.
그 조금 내리면 5층석탑이 서 있고, 동남쪽 양지바른 언덕에 보덕암이 자리잡고 있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서 있는 하얀 해수관음보살이 화사한 남녘 햇살에 눈부시도록 빛나고 있었다.
부디 중생들을 위해 자비를 ... 이 산하에 대한 사랑이 깊고 깊어지도록... 하소서!
연화사까지는 아담한 콘크리트 일주로 따라 내린다.
정갈스럽게 깨끗한 사찰 경내 ... 합장하고 예도 올리고 ...
대웅전과 일주문 단청도 새로이 했는 듯 단아하고 아름답다.
목단 꽃에 눈길도 주며 한 컷 찰칵 ...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 힘을 쓰는 동백의 처연함도 보고, 마지막 노오란 유채꽃도 보고,
널널히 마눌과 함께 연화사를 빠져 나오며, 사실상 이번 여정,산행발걸음을 마친다!^Q^

- 정겨운 집들과 토담밭을 지날 즈음, 한무리들이 동동주를 마시는데 장모집이라 했다.
자리가 없어 그 밑집에 가니, 텅 비었고 막걸리도 있다기에 재빠르게 앞선 넘들이 자리 잡는다.
이 집을 엄마집이라고 하자고 했다(강우석.김춘자 내외집; 055-642-2220).
일손이 없는지라 나를 비롯하여 김치,막걸리등 직접 나르며 파전을 부탁하고, 급기야 국수까지 주문시킨다!
춘자엄마 혼자서 손길이 없어 바쁜데, 강우석 할배 늦게 나타나서 게으름(?)을 지기니 주문은 득달나고 ...
이 할배(70이라했다) 소시쩍 한가닥은 했는가 보다. 인물도 준수하고 허우대도 좋다~
강태욱과 강효수와 같은 파의 강씨라 의기투합도 척, 척~
염소(방목과 소를 키운다 했다) 먹어 밤에 마무라 방에서 쫓겨 날일 없다고 느스레 뜬다.
겸하여 가을 무렵 염소액즙을 주문하면 각자 마눌님 밥상이 달라진다며 홍보활동도 놓치지 않는 상술(?)도 보통이 아니고...
50세월 함께한 이 노부부(?)싸움을 즐기는 우리들, 어떤 이야기에서는 모두들 배꼽잡고 무너진다.
춘자엄마, 이에 흥에 기름 붙는다. 한산도 출신이라 그런지, 이순신의 ‘ 한산도 달 밝은 밤에....’시를 청산유수처럼 가락을 펼친다!
멸치젓갈과 상추, 인동초가 가미된 막걸리, 아삭한 파전에 김치말이국수 ~ 인상적인 자리였다.
그리고, 배 기다리는 시간에 즉석 좌판에서 마른생선, 미역등을 고르고 흥정하는 재미들도 소솔찮았고요!

► 여정의 끝자락, 통영 → 반가운, 그리운 친구와 함께~~~

- 여객선이 일으키는 하얀 포말과 함께 욕지도와 연화도가 점점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다가오는 섬,섬,섬들...
한려수도는 어제보다 약간 일렁이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미끄러지듯 배는 통영으로 향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으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여객선은 제시간에 통영여객터미널에 우릴 내려 놓는다.
그리고는 어제 저녁 연락이 닿고 오전에 약속했던 친구, 저 만치 20여분 넘게 망부석처럼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얼굴을 발견한다.
그 이름 이영호다!

- 녀석과 나는 오래도록 서로 포옹하며 등을 두드린다.
우리 일행 모두와 포옹과 악수를 나누며 재해의 기쁨을 나눈다.
그에겐 이젠 보이지 않는 삶일지라도 이렇게 정을 교감할 수 있는 것이 더욱 소중한 삶이지 않던가!
그리고, 함께 통영어시장에서 팔팔 살아 있는 생선을 사다가 횟집에서 우리의 여정의 끝자락 뒷풀이를 함께 한다.
고교1학년 때 짝이었던 김유신과 어부인은 감회가 찡~하게 밀려 오는 듯 보였다.
잘 생긴 만큼이나 목소리 좋은 영호의 ‘모나리자’의 잔잔한 노랫가락이 일순 정적을 감돌게 한다.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녀석은 기어코 충무할매김밥(20인분)을 버스에 싣는다.
그래야 자기 마음도 편하다기에 끝내 뿌리치지 못했다.
김유신은 한라봉 ·박스를 그 녀석에게 안긴다.
한사코 나타나지 않겠다던, 녀석의 통영반려자도 우리가 떠날 무렵, 언제 나타났는지 나에게만 슬며시 얼굴을 내민다.
두사람의 손을 꼬~옥 잡게하고, 녀석을 자알 부탁한다며 영호와 또 다시 헤어진다!
틀림없이 녀석은 오늘도 선글라스 뒤로 눈가 이슬을 훔칠꺼야!
코등이 찡~해와 돌아서서 버스에 오르며 혼자말로 시부렁거린다!
“ 하늘은 왜 이 녀석에게 이런 아픔을 삼키며 살라 합니까? ”

- 어둠이 내려 앉기 시작하는 통영 앞바다를 멀리 바라보며 녀석의 행운과 건강을 다시 빌어 본다.
내 언젠가 가고픈 통영 앞바다 사량도(蛇量島)에 가걸랑, 다시 너를 찾으마~
덕유산휴게소에서 가물한 기억은 있는데, 깨어보니 어느덧 죽전 휴게소다!
이틀이 총알처럼 지나갔다. 머리엔 장면즐이 또렷이 각인되었다.
보름달 휘영청 밝은 욕지도에서 술은 내가 마시는데 바다가 취하더라.
자비의 섬 연화도에선 이 산하에 대한 사랑이 깊고 깊어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먼데서 친구을 다시 만난 반가움과 헤어짐의 허한 마음이여 ...
우리들의 이번 여정.산행도 이렇게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는구나.^Q^

~~~~~~~~~~~~~~~~~~~~~~~~~~~~~~~~~~~~~~~~~~~~~~~
<후담>
* 먼저, 이번 여정.산행을 기획하고 진행한 김시영산장, 송경헌산대와 그 어부인들께 노고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임시 산총을 훌륭히 해 낸 너, 손정수에게도...
산녀 여섯분에게는 곱빼기로...
함께한 산원 모두에게도 진한 정을 느껴며 또한 보냅니다.
합~장, 꾸~벅 ^Q^

* 그리고, 아무리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성품인 산장,산대라지만, 출발 임박해서 펑크낸 11명(부부5쌍+산원1명)의 배행자(동행자의 반댓말)들게 섭섭함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우~씨, ㅆ~야...^Q^

* 오고가며 무사히 운행하고, 구찮은 타임에도 내색없이 함께해 주신 한남여행 장영진기사님에게도 감사의 뜻 전합니다.

* 함께한 산원 산녀님들, 모두모두 건강한 얼굴로 ... 다음 이런 여정.산행에도 다함께 해요.
마눌아, 배 고프다! 내 충무김밥 주라.ㅎㅎㅎ~zzz^Q^


☞참고: 이번 여정에 우리가 머물다 간 곳(혹, 거길 가실 분 참고하세요)
-통영,도남식당(055-643-5888) ... 멍게비빔밤
-욕지도, 입석편의점식당(055-642-5435) ... 돔회
-욕지도, 해양레져민박집(055-642-5129) ... 숙소,깔끔
-욕지도, 뱃머리횟집식당(055-643-5850) ... 미역국.가재미조림정식등
-연화도, 강우석.김춘자 내외집(055-642-2220) ...파전,동동주,염소
-통영, 어시장골목 ... 활어구입(주변횟집에서 장만해 줌),건어물


~ 정리자 ~
산고사 eQ 이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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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2012년 ☞120623내관악(제183차정기) → 산행메모 첨부파일 이규도 2012-06-24 2679
106 2013년 ►130524지리산1박종주 → 祝 지리산종주, 갱라기와 순맹 첨부파일 이규도 2013-05-27 2719
105 2014년 ►140628제207차광명3산(도덕산,구름산,가학산) → 편편단상 첨부파일 이규도 2014-07-01 2596
104 2015년 ►150709서울둘레길 ... 편편단상,낙수 첨부파일 이규도 2015-07-10 2888
103 2007년 총산 시산제 후 북한산 산행 송 경 헌 2007-01-15 4130
102 2008년 ☞ 080516/17지리산종주~산행기 ☜ 첨부파일 eQ^Q^都 2008-05-18 3033
101 2009년 ☞ 청아한 4월의 교향악같은 산행 → 090419남한산성horseshoe코스종주기 첨부파일 이규도 2009-04-20 3380
100 2010년 ☞100613철원복계산 첨부파일 이규도 2010-06-14 3328
99 2011년 ►110710☺~땡산행북한산 → 산행보고&메모 첨부파일 댓글(1) 이규도 2011-07-11 2409
98 2012년 ♪~(번개)120617북한산 ... 원석같은 현자(賢者)능선 첨부파일 이규도 2012-06-18 2580
97 2013년 ☞130427제193차정기산행 → 가평올레6-1구간(호명산), 편편단상 첨부파일 이규도 2013-04-29 2833
96 2014년 ►140608영동천태산 ~~망태편편단상 첨부파일 이규도 2014-06-09 2598
95 2015년 ►150627제219차해산령비수구미계곡 첨부파일 댓글(1) 이규도 2015-07-01 2683
94 2007년 070107예봉산 설산행 첨부파일 이규도 2007-01-08 4746
93 2008년 ♪~ 황금연휴(080501~080505) 산행 3일 ... 첨부파일 eQ^Q^都 2008-05-06 2836
92 2009년 ☞090411만뢰산 산행기→ 4월번외산행(총산봄정기합류) 첨부파일 이규도 2009-04-12 3383
91 2010년 ☞100529수락산제158차정기산행 → 산행기 첨부파일 이규도 2010-05-30 3041
90 2011년 ►110625북한산제171차정기~22산우환갑기념산행(32회초청주관잔치) → 명단&단상 첨부파일 이규도 2011-06-27 2500
89 2012년 ►120610춘천용화산(총산합류) → 산행 편편단상 첨부파일 이규도 2012-06-11 2686
88 2013년 ►130414예산용봉산 → 총산봄정기합류 산행일지 첨부파일 이규도 2013-04-15 2767
87 2014년 ☞140531제206차정기,양평청계산 ... 산행메모 첨부파일 이규도 2014-06-02 2399
86 2015년 ▶150529지리산종주 →오지십설(五智十雪), 7인의 무산자(無山者) 첨부파일 댓글(1) 이규도 2015-06-01 2680
열람중 2008년 ♪~080419/20욕지도(欲知島)연화도(蓮花島):제133차정기산행~여정산행기 첨부파일 eQ^Q^都 2008-04-21 3367
84 2009년 ☞번개산행 → 090404강화고려산 첨부파일 이규도 2009-04-06 3409
83 2010년 ☞100522지리산이야기 첨부파일 이규도 2010-05-25 3039
82 2011년 ►110612(총산여름정기)봉미산 --- 산행단상 및 결과보고(오성학) 첨부파일 이규도 2011-06-17 2445
81 2012년 ☞120526강촌봉화산(제182차정기) → 산행메모, 편편단상 첨부파일 이규도 2012-05-27 2741
80 2013년 ☞130323(제192차정기)DMZ펀치볼둘레길 → 편편단상 첨부파일 이규도 2013-03-24 2997
79 2014년 ►140523지리산종주~7인이야기 첨부파일 이규도 2014-05-26 2522
78 2015년 ☞150523제218차정기북한산기자능선 첨부파일 이규도 2015-05-24 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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