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 230212-청계산 종주(특별산행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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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작성일23-05-03 15:33 조회430회 댓글0건본문
230212-청계산 종주
[일 정]
1000 청계산입구역 출발
1010 원터골 등산로 입구
1017 진달래 능선 입구
1058 청계산 주능선
1113 대공원 갱매폭포 위쪽 당산바위
1148 매바위 아래 특전용사 충혼비
1156 청계산 매봉
1209 혈읍재
1229 대기관측소 아래 공터 도착, 점심
1312 출발
1323 석기봉
1432 헬기장
1447 과천 매봉 우회 삼거리
1541 문원동 청계산 입구
[활 동]
5시간 41분/10.6km
[참가자]
김시영, 김용수, 문주일, 송경헌, 우갑상, 이용남, 최택상
[낙 수]
작년 3월 1일 우갑상 학형의 미국 출국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청계산 종주를 한 지 어언 일 년 만에 다시 같은 산길을 같은 이유에서 밟아본 것이 이 날의 산행이다. 작년의 산행 기록을 살펴보니 종주하는데 6시간 42분이 소요되었다. 금년에는 주능선에서 매바위로 이어지는 계단길로 가지 않고, 대공원 뒤편의 갱매폭포 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특전용사 충혼비 쪽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올라가는 바람에 혈읍재에 도착한 시간이 작년보다 30분이나 빨라졌다. 그 후에도 산행 속도가 계속 더 빨랐던지 30분을 추가로 단축하여 총 5시간 41분 만에 종주를 마쳤다. 70이 넘은 우리들이 연부역강(年富力强)함은 물론 해가 갈수록 노당익장(老當益壯)하는 모양이다.
갱매폭포로 내려갔다가 매바위 아래의 충혼비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다. 길 자체가 낙엽에 묻혀 희미한 데다가 가파른 능선을 두 차례나 치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아주 험한 편이다. 청계산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루트가 아닌가 생각한다. 주능선의 편한 계단 길을 두고 굳이 험로를 선택하더라도 불평 없이 묵묵히 따라오는 너그러운 품성을 가진 일행이 존경스럽다. 주말에 편안하게 지내기를 거부하고 어차피 집을 나서서 산을 찾은 이상 좀 더 땀을 흘리고 숨이 가빠진들 무슨 대수랴! 갱매폭포 위쪽의 산길에는 스라소니가 웅크리고 있는 듯한 형상의 큼지막한 바위가 홀로 놓여 있다. 지금까지 몇 차례 지나가면서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이 날은 그 앞에서 당산(當山) 우갑상의 출국 기념 촬영을 하면서 바위의 형상을 자세히 살펴본 것이다. 당산은 우갑상 학형의 호로서, 산에 필적한다, 산에 어울린다, 라는 의미이다. 이런 연유로 골매 송경헌이 즉석에서 그 바위를 당산바위라고 작명하자 모두들 찬성하였다. 바위가 드문 갱매폭포 위쪽 산길에 이정표나 표지로 사용하더라도 손색이 없을듯하다. 수년 전에 사당주능선의 너럭바위 앞에 있는 바위를 곽바위라고 처음 명명한 이래 두 번 째로 바위 이름을 정한 것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송경헌 학형은 고 이규도 선생이 지어준 “송골매”라는 애칭이 맘에 든다면서 앞으로 자신의 호를 골매라고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생각해보니 골매란 골짜기의 매를 의미하므로 한자로 쓴다면 골 곡(谷)자에 매 응(鷹)자를 써서 곡응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산행기에서 송경헌 대장을 친근하게 부를 때는 골매 대장이라 하고, 존경심을 가지고 지칭할 때는 곡응 선생이라는 호를 사용할 생각이다.
기상관측소 아래의 공터에 점심자리를 마련하여 둘러앉으니 8일 전에 입춘을 지난 날씨답게 따사로움이 느껴지는 햇살이 일행의 머리 위로 부드럽게 내리고, 바람도 잔잔하였다. 미세먼지 역시 이 순간만큼은 단지 저 아랫동네에서 발생한 짜증스러운 소식처럼 잊혀졌다. 남강 최택상 고문이 2월 25일로 예정된 계묘년 시산제 때 나누어 줄 기념품과 동일한 제품의 동일한 사이즈의 보온병을 꺼내 놓으면서, “산우회는 지난해의 스틱 기념품처럼 왜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등산용품을 매번 기념품으로 선정하느냐“ 고 불만을 표시하였다. 남강 최고문으로 말하자면 아무래도 남들보다 많은 등산 장비를 가지고 있을 테니까 남강이 가지고 있지 아니한 등산용품을 골라내어 기념품으로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앞으로 산우회에서 기념품을 선정할 때는 남강 고문에게 소지 여부를 미리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지만, 관둡시다.
오후 3시 40분경에 하산하여 과천에 거주하는 문주일 (신병)이 안내하는 대로 문원동 등산로 입구에 있는 갈비집으로 들어가서 푸짐한 회식을 즐겼는데, 불행하게도(!) 당일 회비로 거둔 돈이 좀 남아서 정말 부득이하게 2차로 호프집에 갈 수 밖에 없었다. 5시간 40분이 소요된 장거리 산행 후였으므로 다들 갈증을 좀 더 해소할 필요가 있었던 것을 굳이 주된 이유로 들 수 있다. 나아가서 거둔 회비를 바로 돌려준다는 것은 재정준칙이나 회계원칙상으로도 부당하다는 점까지 고려되었다. 다만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원래는 청계산 하산 후에 관악산까지 이어서 산행함으로써 이차를 할 시간적 여유를 두지 않을 생각을 하였던 것인데, 다들 상기하기조차 꺼리는 눈치였다.
-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