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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산행일지

2023년 | 230606-월악산(특별산행 26)

페이지 정보

김시영 작성일23-06-16 01:30 조회445회 댓글0건

본문

230606-월악산

 

[일정]

 

0737   경강선 부발역 도착

0752   충주행 KTX 출발

0830   충주역 도착, 아침식사 도시락 준비

0955   택시로 덕주사 주차장 도착

1000   산행시작

1035   마애불 도착(덕주사 1.6km)

1149   계단 전망대

1209   헬기장

1215   송계삼거리 쉼터(덕주사 3.4km)

1238   신륵사 삼거리(덕주사 4.1km)

1300   영봉(1,097m, 덕주사 4.9km)

1315   점심

1350   출발

1425   중봉(덕주사 6km)

1509   하봉(덕주사 6.5km)

1605   보덕암(덕주사 8.9km)

1705   택시로 보덕암 주차장 출발

1740   충주역 인근 식당 도착

1830   KTX 충주역 출발

1905   부발역 도착

1917   부발역 출발

 

[활 동]

6시간 5/8.9km

 

[참가자]

김시영, 김용수, 김일동, 문주일, 이필중, 최택상

 

[낙 수]

  조선 영조대의 실학자인 신경준(1712~1781)이 편찬한 산경표에 의하면 대간이나 정맥은 강에 의하여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산줄기를 말한다. 산경표에서는 백두대간의 산줄기는 충북 충주시 수안보에 있는 포암산에 이르러서 서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야산을 거쳐 속리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포암산의 여러 산줄기 중의 한 갈래는 북쪽으로 뻗어서 만수봉을 거쳐 제천시 덕산면의 월악산까지 이어지다가 남한강에 의하여 끊어진다. 그래서 월악산은 대간이나 정맥에서 벗어나는 산이 되고 말았다. 월악산의 주능선이 끝나는 곳에는 1985년에 남한강을 막아서 건설한 충주댐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공호수인 충주호가 크고 작은 계곡의 형상에 맞추어 나무뿌리처럼 골골이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의 산 이름 중에 월()자가 들어간 산은 대체로 달밤의 풍광이 좋은 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동국여지지 제3권 충청도 편에 의하면 월악산은 신라 시대에는 월형산(月兄山)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말로 맏이를 의미하는 은 음이 동일한 맞이를 이두로 표기한 한자인 것으로 짐작된다. 따라서 월형산은 달맞이 산의 이두식 표기인 것으로 보인다. 보름날 밤에 강 너머에 있는 산 위로 떠오르는 달을 상상해보면 충주호가 없던 신라시대에도 월형산이라는 이름은 제격이었을 것이다.

 

  202366일 현충일이자 망종인 이날, 유월의 태양이 빛나는 푸른 하늘 아래 녹음이 울창한 송계계곡 만수골의 숲길은 선선하고 공기는 맑았다. 월악산은 200711월에 처음으로 종주한 이후 16년 만에 다시 찾은 산이다. 예전과는 달리 택시로 덕주사 주차장까지 올라갈 수 있어서 산행 거리가 짧아졌을 뿐만 아니라 마애불까지 연결되는 1.6km의 등산길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답게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숲길을 30여 분 걷고 나니 갑자기 확 트인 공터가 나타났다. 공터 위쪽의 석벽에는 고졸한 모습의 부처상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불상이다. 불상의 왼손은 가슴 높이로 들어 올려서 엄지와 중지를 맞닿게 하고 오른손은 허리 위로 올린 채 손등이 위를 향한 형상이다. 원래 아미타구품인(阿彌陀九品印) 중 중품하생(中品下生)의 수인(手印, mudra)은 오른손 손바닥이 위를 향해야 한다. 중품하생을 위한 수인이란 생전에 부모님께 효도하고 타인에게 자비를 베푼 공덕으로 임종에 이르러서 아미타불의 사십팔서원을 듣고 극락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 선량한 성품을 가진 중생을 위한 아미타불의 가르침을 상징한다. 단단한 석벽을 갈아서 그 속에 숨어 있는 부처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 땀을 흘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으로 단단히 가려져 있는 마음속의 불성을 닦아가는 수행은 또 얼마나 난해, 심원하겠는가.

 

  마애불을 본 후부터 비로소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었다. 전에는 마애불 뒤쪽의 가파른 편마암 절벽을 한참 우회하여 960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로 다녔다. 16년 만에 다시 찾은 등산로는 깎아지른 편마암 암벽 위에 철제 계단을 끝없이 가설하여 암벽등반하듯이 절벽을 타고 바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마애불에서 영봉까지 3.3km 구간의 거의 대부분이 철제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계단은 직선 형태 뿐만 아니라 건너편 암봉까지 공중을 가로지르는 무지개 형태, 갈짓자 형태, 에스(S)자 형태, 나선 형태 등 온갖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제 월악산은 철계산(鐵階山)이라고 불러도 과히 틀리지 않을듯하다.

 

  마애불을 친견한 후에도 1시간 반 동안 무시무시한 계단을 오르고 난 후라야 해발 1,097m 영봉에 다다를 수 있으니 이건 또 무슨 이치인가. 불성을 가리고 있는 마음의 석벽을 갈고 닦아서 어렵게 마애불을 본다-見性-하더라도 영봉 정상-成佛(正覺)-에 오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행을 더 하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깨달은(견성) 후에도 끊임없이 수행하여야 한다는 돈오점수(頓悟漸修)는 이러한 이치를 말하는 것이리라.

 

  영봉의 정상은 전에는 소수의 인원만 위태롭게 올라설 수 있는 몇 개의 날카로운 작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이제는 수십 명이 한꺼번에 머물 수 있도록 목제 데크를 널찍하게 가설해놓아서 아주 안전하고 편리해졌다. 영봉에 서면 북으로는 중봉과 하봉을 위시한 몇 개의 날카로운 암봉들이 충주호를 향하여 줄지어 늘어져 있고 원근의 길고 짧은 능선들이 충주호 주변에서 검푸른 숲을 이룬 채 꿈틀거린다.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백두대간을 이루는 포암산과 주흘산, 조령산 등이 일자로 길게 뻗어 가물거린다. 전에 두어 번 올라간 적이 있는 동북쪽의 금수산(1,015m)은 보이지 않았다일행 중 가장 후미로 처져서 오후 1시에 영봉에 도착한 후에 정상 기념 촬영만 하고 바로 중봉으로 하산하였다. 단체 산행에서 가장 늦게 휴식지점에 도착하면 이미 충분한 휴식을 끝낸 선행자들이 십 분간 휴식 끝, 출발!”이라고 외치는 자존심 상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오늘의 내 신세가 바로 그와 같았다.

 

  영봉에서 하산하는 방법 중에서 올라온 길 그대로 내려가서 송계삼거리에서 동창교 쪽으로 하산하는 쉬운 길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하산길은 영봉~중봉~하봉에서 각각 조망하는 충주호의 또 다른 절경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나온 월악산의 멋진 풍광을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모두 포기해야 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길이다. 등산은 힘을 들인 만큼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감상할 기회가 많아지는데, 힘이 든다는 이유로 그런 기회를 포기하겠다면 처음부터 집에서 쉴 일이다. 월악산은 살아 생전에 다시 찾기 어려운 산이라고 생각한다면 새벽잠을 설쳐 가면서 어렵게 오른 월악산을 빨리 내려간다는 것은 이동시간 대비 등산시간의 비율이라는 등산경제의 관점에서도 대단히 비경제적이다.

 

  영봉에서 내려오는 도중에 일행 6명이 점심식사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데크가 가설된 공간을 발견하였다. 마침 그곳에서 혼자 식사를 하던 등산객이 식사를 마치고 일행에게 방을 빼주었다. 그 덕에 아침에 충주역에 도착하여 인근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면서 준비한 백반에 국물까지 곁들인 도시락으로 편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 편안함은 마음을 닦은 후에 이곳까지 오도록 고행을 지속한 데 대한 보상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다.

 

  영봉에서 하봉까지 이르는 구간은 줄곧 산능선을 따라 오르내려야 하는 험한 길로서 대부분이 철계단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마애불~영봉 구간과 유사하다. 능선을 철계단으로 이어놓으니 계단이 없었다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험한 지형을 통과하면서 더욱 멋진 월악산의 풍광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월악산 종주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 바로 이곳이다. 영봉 쪽으로 뒤돌아보면 저곳을 정말 지나왔나 의심이 갈 정도이다. 날카롭게 솟아서 굽이치는 몇 개의 봉우리, 울창한 숲에 자신의 일부를 가린 채 가파른 벼랑에 걸려 있는 철계단의 위태로운 모습, 골 따라 이루어진 충주호의 가늠할 수 없는 형상, 아직은 따갑지 아니한 유월의 햇살과 이따금 불어오는 능선의 정갈한 바람.....등산의 어려움과 즐거움이 동시에 깊게 느껴지는 월악산의 하산길이다.

 

 하봉을 지나서 1시간 가량 가파른 철계단과 돌계단 길을 번갈아 가면서 내려오면 오늘 산행의 종착지에 가까운 보덕암에 이르게 된다. 산행 계획시에는 보덕암에서 보덕굴을 지나 송계2교까지 40분간 더 걸어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보덕암에 도착해보니 암자 바로 아래 너른 공터에는 승용차와 승합차까지 여러 대가 주차된 주자장이 조성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굳이 보덕굴을 거쳐서 송계2교까지 걸어서 내려갈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산행을 마치고 충주 시내의 택시를 불러서 충주역까지 직행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오늘의 월악산 종주산행은 보덕암 입구의 느티나무 그늘에서 갑자기 종료되었다. 그때가 오후 4시경이었다. 이런 예상치 않은 종료 역시 삶의 한 모습일 수 있다. 장시간의 산행이 불러온 통증으로 비명을 질러대던 양쪽 무릎이 신체 어느 부위보다 산행종료를 기뻐하는 듯하였다.

 

-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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