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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산행일지

2023년 | 230624-북악산(제315차 정기산행)

페이지 정보

김시영 작성일23-06-30 00:17 조회410회 댓글0건

본문

 

[일정] 

1025   창의문 출발

1033   한양도성길 1번 출입문

1055   청운대 안내소

1107   청운대(293m)

1115   백악산(345m)

1128   청운대 하산

1149   숙정문 안쪽에서 점심

1225   출발

1308   와룡공원 입구 도착

1345   혜화역 인근 회식장소 도착

 

[활동]

3시간 20/8km

 

[참가자]

곽성균, 김시영, 김용수, 김용하, 김일동, 김향태, 문주일, 박정현, 박흥덕, 송경헌, 송철수, 유인식, 윤현로, 이상설, 이석영, 이용남, 임경락, 정병일, 지용붕, 최택상, 홍기창, (22, 신원철은 회식에 참석)

 

[낙수]

 

  산우회의 정기산행은 대략 20명 남짓한 고정적인 회원들의 참가로 굳어지는 듯하다. 등산이란 휴일 하루 집에서 편히 지내기를 거부하고 힘들고 땀 흘리는 고생을 선택하는 취미활동이어서, 집을 나서는 순간 이미 당일 등산의 절반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결심하는 것 자체부터 어려운 행동이다. 70이 넘은 나이에 서너 시간의 산행에 선뜻 동참하는 동기 친구가 20여 명이나 된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제315차 정기산행은 지난해 122일 밟았던 루트와 동일하게, 창의문을 출발하여 북악산(백악산)을 올랐다가 곡장과 숙정문을 거쳐서 와룡공원쪽으로 하산하여 혜화동 소재 회식 장소까지 가는 일정이다. 위 코스에는 사적 내지는 문화재가 널려 있어서 무관심하게 등산만 하기에는 아까운 점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터넷에 정보가 범람하고 있는 시대에 해당 문화재에 대한 비슷비슷한 내용의 글을 다시 늘어놓는다는 것은 글 공해 배출에 가세하는 짓이다. 이러한 점을 유념하면서, 조상들이 남긴 옛 기록 중에서 인터넷에 잘 나오지 않는 백악산에 관련된 내용과 이날 산행의 출발지점인 창의문에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에 한정해서 비망록 삼아 적어두기로 한다.

 

  백악이라는 명칭은 조선왕조실록 중의 태조실록에 보인다. 태조 3(1394) 123일에 경복궁과 한양도성의 축성공사를 시작하면서 백악산과 목멱산(남산), 한강과 양진(강나루) 4곳의 산천의 신에게 제사를 올릴 때 고유문을 지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너희 백악, 목멱(남산) 및 여러 산의 신령과 한강. 양진(강나루) 및 여러 강의 신령들이여. 듣건대 옛날에 도읍을 정한 이들은 반드시 산을 진산(鎭山)으로 봉하고 강을 강기(綱紀-강물이 띠처럼 빙 둘러 흐르면서 삼강오륜과 기율을 지지함)로 표하였다고 한다.....”. 즉 위 고유문에는 한양(경복궁)의 진산은 백악이고 목멱산은 안산(案山)이며, 한강은 한양을 감싸고 흐르면서 법과 풍속을 지키는 강기에 해당한다는 풍수관이 나타나고 있다.

 

  창의문(의로움을 드러내는 문) 역시 태조 5년에 한양 도성과 함께 처음 건립되었다. 원래 도성의 북문은 숙정문이지만 강한 음기가 숙정문으로 들어온다는 이유로 늘 닫아 둠으로써 성문의 구실을 못하게 되자 서북쪽에 건립된 창의문을 경복궁으로 드나드는 북문처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월이 흘러 1623313일 밤에는 인조반정을 일으킨 능양군(선조의 손자)은 군사를 거느리고 창의문을 부순 다음 이곳을 지나서 창덕궁으로 진입하여 옥새를 인수하였다. 반군은 경운궁(덕수궁의 별칭)으로 몰려가서 유폐 중인 인목대비 김씨에게 반정 사실을 고하자 인목대비는 광해군을 폐하고 능양군이 인조로 보위에 오르는 것을 인가함에 따라 반정은 성공하였다. 당시 창덕궁에서 연회 중이던 광해군은 반란 소식을 뒤늦게 듣고 의관(醫官) 안국신의 집에 숨어 있다가 곧 잡히고 말았다. 창덕궁은 거사 당일 반군의 횟불에 의해서 전소되었다. 정조 2(1778) 517일에는 창의문 밖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있어서 포수를 보내어 새끼 3마리와 함께 중간 크기의 호랑이를 잡았다는 기록이 정조실록에 보인다. 1968121일에 발생한 1·21사태 때는 종로경찰서 최규식 경무가 창의문 인근에서 김신조 일당을 검문하다가 총에 맞아 순직한 사건은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창의문을 지나 도성 밖으로 나가면 북악산의 북쪽 산자락 끝의 한갓진 산동네인 백석동으로 이어지고 그 길 꼭대기에 한양도성 1번 출입구가 보인다. 이 출입구에서 청운대 안내소로 이어지는 산길은 1·21 사태 이후 오랫동안 폐쇄되었다가 재작년에야 비로소 계단을 설치하면서 개방되었다. 한양도성의 바깥 쪽에 있는 탓인지 아직까지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하기 그지없다. 출입구에 들어서면서 바로 가파른 계단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몸이 풀리기도 전에 숨부터 막힌다. 그러나 숨이 차는 것도 잠시, 이내 하늘이 가려지는 서늘한 녹음 아래의 평탄한 숲길로 이어진다청운대 안내소는 1번 출입문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있다, 작년 1월 산행시에는 안내소에서 출입 패찰을 받아서 목에 걸고 산행을 한 다음 숙정문 안내소에서 이를 반납하였는데 금년에는 패찰조차 필요 없이 그냥 통과하게 되었다. 청운대 안내소에서 다소 가파른 길을 10분가량 더 올라가면 해발 293m인 청운대에 이르고, 마지막으로 18층 아파트의 높이와 비슷한 52m를 더 올라가면 해발 345m인 북악산 정상에 닿는다. 이날 산행에 참가한 친구 22명 중에서 12명이 북악산까지 올라갔다.

 

  점심 간식 타임은 숙정문 안쪽의 성곽 그늘 아래에서 가졌다. 각자의 배낭에서 다양하게 나온 간식거리는 3장이나 깔아놓은 등산용 깔판에 넘칠 정도여서 간식이 아니라 성찬 수준이었다. 하산 후에 회식 식당에 예약해 둔 순대 별식을 더 먹을 수 있는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도성 바로 아래 싱싱한 유월의 숲속에서 가진 간식 시간의 즐거움은 1시간 20분간의 오전 산행에서 흘린 땀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았다. 점심 간식 후 1시간 20분을 더 걸어서 도착한 식당의 순대 맛 역시 별미였다. 그래서 이날의 산행에서는 먹는 시간의 즐거움을 유독 진하게 느꼈다는 점을 기록으로 남긴다.

 

  길어진 회식 중에 마신 칵테일 음료의 여운을 느끼면서 귀가하는 지하철에서, 사뮤엘 울만(1840~1924)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시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고 읊은 청춘이라는 시와 왕발(650~676, 당나라 문인)나이가 들수록 강성해지면 백발이 된들 어찌 마음까지 바뀌겠는가라고 토로한 등왕각서한 구절을 새삼 떠올려 보았다. 녹음이 점점 짙어가는 유월이다.

 

-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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